접영(蝶泳)

by 임찰스

접영은 아름답다


동시에 잔혹하다


나비의 날갯짓과 돌고래의 유연(柔軟)을 담고 있지만


내 몸은 늘상 물 위에서 개처럼 버둥거릴 뿐이다.






나는 수영을 전문적으로 배운 적이 없다. 내가 물속에서 하는 것은 말하자면 살기 위해 몸에 밴 전투 헤엄에 가깝다. 물에 뜨기 위한 몸부림이자, 그저 버둥대는 몸치의 움직임일 뿐이다.


반면 아내와 딸은 정식으로 수영을 배웠다. 자유형, 배영, 평영, 접영까지 네 가지 영법을 모두 해낸다. 그중에서도 유독 눈길을 붙잡는 건 접영이다. 물속에 잠겼다가 물 밖으로 솟아오르며 두 팔을 쫙 벌리는 순간을 보면, 그 모습이 정말 환상적으로 느껴진다.


접영은 신기하게도 보는 사람의 마음까지 시원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물을 강하게 밀어내며 앞으로 미끄러져 나가는 장면에는 묘한 카타르시스가 느껴진다. 내가 직접 하는 것도 아닌데, 그 모습을 보고 있으면 막혀 있던 숨이 탁 트이고 가슴을 누르던 답답함이 한 번에 속 시원하게 풀리는 듯한 느낌마저 든다. 그래서 접영은, 잘하는 사람의 동작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나에게는 충분한 즐거움이 된다.


그 장면이 오래 마음에 남는 이유는 아마도 부러움 때문일 것이다. 나도 한 번쯤은 그렇게 멋지게 물 위로 솟아오르고 싶다는 생각을 자연스럽게 하게 된다. 나비의 날갯짓처럼, 돌고래의 몸짓처럼 이어지는 그 그림을 머릿속에 그려 보며, 나는 오늘도 물 밖에서 조용히 상상만 해본다.


* 늘상 : '늘'의 비표준어. '늘'의 방언(경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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