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도 잘 보이지 않고
손에도 잘 잡히지 않는다
나노 블록 하나를 끼우는 게
생각보다 쉽지 않다
손끝은 욱신거리고
머리는 지끈거린다
그래도 멈추지 않고
차근차근 쌓아 올리면
어느 순간
어여쁜 생명 하나
내 손위에 태어난다.
눈에도 잘 보이지 않고 손에도 잘 잡히지 않는 나노 블록이란 것이 있다. 처음 봉지를 열었을 때만 해도 '이게 뭐라고' 싶었는데, 막상 하나를 집어 들고 끼워 넣어보면 생각보다 만만치 않다.
나노 블록 하나를 맞춰 끼울 때마다 손끝이 욱신거렸다. 그리고 머리도 지끈거렸다. 작은 것에 집중한다는 게 이렇게나 에너지 소모가 많이 들다니 새삼 놀랍다. 그래도 포기할 마음은 들지 않았다.
온 신경을 손끝으로 모은다. 설명서를 몇 번이나 들여다보고, 방향을 다시 맞추고, 숨을 고른 뒤 조심스럽게 눌러 끼웠다. 눈에 잘 띄지 않던 블록들을 그렇게 하나둘씩 조립했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어느새 내 손 위에 제법 그럴듯한 모양이 올라와 있었다. 분명 아까까지는 흩어져 있던 작은 조각들이었는데, 어느덧 어엿한 형태를 갖춘 하나의 존재가 되었다. 대단한 일을 한 것도 아닌데 마음이 엄청나게 뿌듯해졌다.
어쩌면 우리는 눈에 잘 보이지 않는 노력들, 손에 잘 잡히지 않는 시간들을 차근차근 쌓아 올리며 살아가는 건지도 모르겠다.
오늘도 나는, 그렇게 또 하나의 작은 생명을 만들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