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고도 없이
방심한 엉덩이에
주사 한 방 놓는다
사람도 아닌데 "자... 잠깐만요!"
환절기 몸 관리에 실패한 나는 기침과 콧물, 오한에 휩싸인 채 하루를 버티고 있다. 병원에 가서 주사 한 대 맞으면 조금 나아질 걸 알면서도, 귀찮다는 이유로 발걸음을 떼지 못한다. 그저 참을성이 강하다는 자기최면으로 스스로를 달래고 있을 뿐이다.
회사 화단에 영양제를 꽂고 있는 나무를 보며 문득 생각한다. 움직일 수 없는 나무조차도 외부의 도움을 받아 계절을 견디고 있다.
그런데도 나는 스스로를 돌보는 일에 인색하게 굴고 있다. 기침 한 번에 몸이 흔들리면서도 "이 정도쯤이야"라는 말로 나를 방치한다. 그것은 강함이 아니라 단순한 회피일지도 모른다. 버티는 것과 방치하는 것은 분명 다르다. 나무에 꽂힌 작은 영양제 하나가 오늘따라 괜히 부러워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