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카시] 샤방샤방

by 임찰스


몸을 배배 꼬며

나를 유혹하네


얼굴은 V라인

몸매는 S라인


아주 그냥 죽여줘요



* 박현빈 <샤방샤방> 노래 가사를 일부 인용함.




나는 도마뱀멍을 좋아한다. 화분 위를 느릿하게 오가는 크레스티드게코를 바라보며, 아무 생각 없이 시간을 흘려보낸다.


불멍이나 물멍처럼, 사람마다 마음을 내려놓는 방식은 다르다. 누군가는 타오르는 불꽃을 보며, 누군가는 물결을 따라 시선을 흘린다. 나는 그 자리에 작은 도마뱀을 앉혀둔다. 조용히 움직이다가 멈추고, 다시 한발 내딛는 그 단순한 반복이 이상하게도 마음을 편하게 만든다.


나는 늘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생각에 쫓기며 산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조차 아깝게 느껴진다. 하지만 도마뱀을 바라보는 이 시간만큼은 다르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고, 아무 생각이 없어도 괜찮다. 그저 존재하는 것만으로 충분한 시간이 된다.


어쩌면 도마뱀멍은 나에게 특별한 취미라기보다, 잠시 나를 쉬게 하는 시간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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