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지의 비극

by 임찰스

커피 한 잔 테이크아웃하려

잠시만이라는 핑계로 길가에 정차한다.


세상은 넓고, 길은 남아도니까

나 하나쯤은 괜찮겠지


그 하나쯤이 하나 둘 모이면서

차들은 멈추고 도로가 마비된다.


서로 서로 일그러진 얼굴에

클랙슨(klaxon)만 빵빵, 빵빵





집 근처 2차선 도로 옆에는 꽤 유명한 카페가 하나 있다. 새벽 출근길, 그 앞을 지날 때면 비상등을 켜고 잠시 멈춰 선 차들을 종종 보게 된다. 1차선은 좌회전 신호를 기다리는 차량들로 길게 늘어서 있고, 2차선은 우회전을 위해 비워져 있어야 할 길이다. 하지만 누군가는 그 자리에 차를 세워두고 커피가 나오기를 기다린다. 그 짧은 몇 분이, 뒤따르는 사람들에게는 꽤 긴 정체가 된다.


나 역시 우회전을 해야 하는 입장에서 그 뒤에 멈춰 서게 된다. 클랙슨을 울려도 꿈쩍하지 않는 차를 보며, 이 상황이 단순한 불편을 넘어선다는 생각이 든다. 결국 1차선의 신호가 바뀌고 줄지어 있던 차들이 빠져나가야만, 나는 그 차를 피해 겨우 내 갈 길을 이어갈 수 있다. 단 한 사람의 편의가 도로 위 여러 사람의 시간을 붙잡아 두는 셈이다.


이 모습은 공유지의 비극을 떠올리게 한다. 모두가 함께 사용하는 공간에서 각자가 자신의 이익만을 좇을 때, 결국 그 공간은 비효율과 혼잡으로 망가진다는 이론이다. 도로 역시 마찬가지다. 잠깐의 편리함을 위해 규칙을 무시하는 선택은, 그 순간에는 사소해 보일지 몰라도 공동의 질서를 조금씩 무너뜨린다.


우리는 종종 '이 정도쯤이야'라는 생각으로 공공의 영역을 가볍게 넘는다. 하지만 그 작은 선택들이 모이면 결국 모두가 불편해지는 결과로 돌아온다. 출근길 도로 위에서 마주하는 그 몇 분의 정체는, 어쩌면 우리가 함께 지켜야 할 선을 어디까지 허용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장면일지도 모른다.

작가의 이전글악연(惡緣)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