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고 말했는데
"어"라고 들었다네
내 입이 문제인지
네 귀가 문제인지
설명은 내가 했고
오해는 네가 했지
방관은 네가 하고
수습은 내가 하네
분명히 똑바로 지시했다고 생각했다. 짧고 명확하게, 오해의 여지가 없도록 말을 골랐다. 그런데 돌아온 결과는 전혀 달랐다. 듣는 쪽에서는 자기 편한 대로 이해하고 행동했고, 그 결과는 고스란히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다.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일이 어긋난 이유를 따지는 순간, 화살은 이상하게도 나를 향했다. 지시는 내가 했으니, 잘못도 내 몫이라는 식이었다. 설명은 분명히 했는데, 이해는 다르게 되었고, 책임은 결국 처음 말을 꺼낸 사람에게 돌아왔다.
어느 순간 나는 이유도 모른 채 죄인이 되어 있었다. 억울함과 황당함이 반씩 섞여 마음 한쪽에 내려앉는다. 다시 설명해도 이미 틀어진 흐름은 쉽게 돌아오지 않고, 말은 점점 조심스러워진다. 괜히 한마디 덧붙였다가 또 다른 오해를 낳을까 봐, 차라리 말을 아끼게 된다.
그렇게 몇 번의 일을 겪고 나니, 무언가를 정확히 전달하려는 의욕마저 조금씩 사라져 간다. 분명하게 말해도 다르게 들리고, 그 결과를 다시 감당해야 한다면, 애써 힘을 들일 이유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스며든다.
결국 남는 건 한 가지다. 말은 분명히 했다는 사실보다, 어떻게 받아들여졌느냐가 더 크게 작용하는 게 현실이라는 것, 그 사이에서 나는 오늘도, 조금 더 신중해지고 조금 덜 말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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