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돌아서는 널
붙잡지 않았더라면
그냥
그렇게
보냈었더라면
우린
서로를
덜 망쳤을 텐데
그때
그 손을
놓았더라면
우리의
악연은
없었을 텐데
그때,
그렇게...
했었더라면...
요즘 TV에서 관계 개선 프로그램을 보다 보면, 문득 저 사람들은 왜 결혼했을까? 어떻게 저렇게까지 서로를 미워하고, 증오하며 같은 공간에서 살아갈 수 있을까? 하는 그런 생각이 든다. 이해하려고 들여다볼수록 오히려 더 이해하기 어려워진다.
처음부터 그랬을 리는 없었을 것이다. 분명 서로를 향해 웃던 순간이 있었고, 이 사람이라면 괜찮겠다는 확신 같은 것도 있었을 테다. 그 마음이 쌓여 결혼이라는 선택까지 이어졌을 텐데, 지금의 모습은 그때의 마음과 너무도 멀리 와 있는 것 같다.
프로그램 속 누군가는 말한다. 결혼하기 전에 하늘의 계시 같은 게 있었을 거라고. 어딘가에서 한 번쯤은 멈춰 서야 할 순간이, 이상하리만큼 조용하게 스쳐 지나갔을 거라고, 그 말을 듣고 나니 왠지 수긍이 되었다. 우리 모두 그런 순간을 지나쳐 본 적이 있는 것만 같아서다.
사람은 이상하게도, 확신보다는 기대를 붙잡는다. 지금은 조금 어긋나도 나중에는 괜찮아질 거라고, 이 정도는 맞춰갈 수 있다고 믿는다. 하지만 맞춰간다는 말은 때로는 참고 넘긴다는 말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렇게 쌓인 것들은 사라지지 않고, 결국 관계의 모습을 바꿔버린다.
화면 속 서로를 향해 날 선 말을 쏟아내는 사람들을 보며, 단순히 남의 일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저 관계가 특별해서가 아니라, 누구나 한 번쯤은 지나쳤을 법한 순간들이 쌓여 만들어진 것처럼 보여서다.
어쩌면 관계를 망치는 건 큰 사건이 아니라, 지나쳐버린 작은 순간들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순간들은 언제나 조용해서, 지나간 뒤에야 비로소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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