뿐이고

by 임찰스

과거는 과거일 뿐이고

현재는 현재일 뿐이고


출근길은 험난한 십자가의 길일 뿐이고

퇴근길은 화창한 꽃 길일 뿐이고


야근은 내 팔자일 뿐이고

휴일근무는 내 숙명일 뿐이고


피곤에 찌들어 잠이 들 뿐이고

분명 눈만 감았다 떴는데 아침일 뿐이고


월급은 통장을 스칠 뿐이고

가진 건 넉넉한 뱃살뿐이고


먹어도 먹어도 배고플 뿐이고

다이어트는 내일부터 할 뿐이고


매번 아내의 심기를 건드려 혼날 뿐이고

그럴 때면 난 엄마가 보고 싶을 뿐이고


근데 엄마도 니가 뭘 잘했냐고 잔소리할 뿐이고

잔소리는 아이유 노래일 뿐이고


로또 당첨은 꿈일 뿐이고

현실은 찌질한 삶이라고 생각할 뿐이고


도전은 용기가 필요할 뿐이고

용기는 밥 담는 그릇일 뿐이고


이것은 시작일 뿐이고

개그는 개그일 뿐이고


돈 없어도 당신뿐이고

돈 많아도 당신뿐이고


찬란한 순간은 영원할 뿐이고

영원한 순간은 찬란할 뿐이고


마지막으로


명대사 '왼손은 거들 뿐'이고






* 개그콘서트의 한 코너 '청년백서', 박구윤 님의 '뿐이고', 임영웅 님의 '인생찬가', 이노우에 다케히코 님의 '슬램덩크'에서 한 두 소절씩 대사와 가사를 인용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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