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는 가사를 잊어버리고
박자와 음정도 무시하지만
노래가 끝날 때까지
열성(熱誠)과 열정(熱情)을 다하는
그 아집(我執)이야말로
바로 열창(熱唱)이 아니겠는가?
요즘 TV 트로트 오디션을 보다 보면 노래 못하는 사람을 찾기가 오히려 힘들다. 실력이 워낙 상향 평준화되어 있다 보니, 잘하는 사람들 가운데서 또다시 더 잘하는 사람을 가려내는 자리처럼 느껴진다. 그래서 노래에 조금이라도 자신이 없는 사람은 애초에 도전조차 쉽지 않을 것 같다.
주변을 봐도 사정은 비슷하다. 회사 회식 자리에서 노래방에 가면, 다들 가수 못지않다. 음정과 박자는 기본이고 각종 기교와 바이브레이션까지 자연스럽게 쏟아낸다. 반대로 노래에 자신 없는 사람들은 마이크를 드는 것부터 부담스러워한다. 주변의 격려에 못 이겨 한 곡을 시작해도, 1절이 끝나기 전에 취소 버튼을 누르는 일이 적지 않다.
내 친구들 중에 유독 특이한 녀석이 하나 있다. 노래라기보다는 고함에 가까운 소리를 내지르지만, 노래방에 가면 마이크를 좀처럼 놓지 않는다. 음정과 박자는 중요하지 않다. 오직 자기만의 열정과 감정으로 노래를 밀어붙인다. 스스로는 꽤 잘 부른다고 믿는 듯하다.
그 모습이 이상하게도 인상 깊다. 기술도 완성도도 없지만, 그 순간만큼은 누구보다 진지하다. 어쩌면 노래란 잘 부르는 것이 아니라, 저렇게 온전히 쏟아내는 일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의미에서 그의 노래는, 분명 열창이다.
* 열성(熱誠) : 열렬한 정성.
* 열정(熱情) : 어떤 일에 열렬한 애정을 가지고 열중하는 마음.
* 아집(我執) : 자기중심의 좁은 생각에 집착하여 다른 사람의 의견이나 입장을 고려하지 아니하고 자기만을 내세우는 것.
* 열창(熱唱) : 노래를 열심히 부름. 또는 그 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