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 여행 잘 다녀오시게
더 길게 못 보내줘 미안하이
같이 이런저런 추억 만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함께 하지 못하는 현실이
참으로 안타까울 뿐이네
친구들과 좋은 구경 많이 하고
맛있는 것도 많이 드시게
난 알아서 잘 챙겨 먹고 할 테니
내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네
그럼 조심히 잘 다녀오시게
기다리고 있을 터이니 갔다 와서 봄세
그렇게 보내고 돌아서서 환호하지
'마누라 없을 때 나는야 여포(呂布)가 된다.'
남편들에게 자유시간은 단순히 '노는 시간'이 아니다. 그것은 누군가의 간섭에서 벗어나 잠시 숨을 고르는, 작은 해방의 순간이다.
직장에서의 직함과 가장이라는 무게를 내려놓는 순간 비로소 '나'라는 사람이 보인다. 이때의 자유는 특별하지 않다. 무엇이 되지 않아도 되고, 오직 나 자신에게만 집중하면 된다는 조용한 허락이다. 무엇을 먹을지, 언제 쉴지를 스스로 정하는 사소한 선택만으로도 막혀 있던 숨통이 트이는 것이다.
소파에 누워 리모컨을 쥔 채 멍하니 시간을 흘려보내거나, 오랜만에 친구와 의미 없는 수다를 나누는 순간들, 그런 시간만큼은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아도 되는 나만의 작은 특권이 된다.
마음 한편에서는 미뤄둔 일들을 언젠가 다 해낼 수 있을 것 같은 근거 없는 자신감이 은근한 위안이 되기도 한다.
남편들의 자유시간은 막돼먹은 일탈행위가 아니다. 잠시 멈춰 서서 자신을 돌아보고, 함께하는 일상의 소중함을 다시 확인하는 시간이다. 그리고 그 깨달음은,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는 힘이 되는 것이다.
* 여포(呂布) : 자는 봉선(奉先). 변화무쌍하여 일찍이 의부 정원을 죽이고 동탁을 섬겼으며, 그 후 왕윤과 초선의 연환계에 빠져 의부 동탁마저 죽인다. 그러나 동탁의 잔당 이각·곽사의 난을 피해 떠돌아다니다가 하비 전투 때 조조에게 잡혀 죽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