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이 바다 위에
황금 길을 뿌려놓으니
핑크색 밍크고래가
빛으로 짜인 날개를 달고
머리 위로 떨어지는
별빛에 몸을 씻으며
커다란 달에 입 맞추려
별의 계단을 끝없이 오르네
내 손끝에 작은 초승달이
달빛 숲의 비밀문을 여니
해변의 은빛 모래사장에서
파도가 수줍게 노래하고
바닷속에 투명한 해파리들이
반짝반짝 별이 되어 빛이 나네
환상적이라는 것은 무엇일까? 사전적으로 환상(幻想)이란 '현실적인 기초나 가능성이 없는 헛된 생각이나 공상'을 뜻한다. 즉, 우리가 사는 물리적인 현실 세계의 법칙을 벗어난 듯한 느낌을 나타낼 때 사용하는 말이다.
만약 환상적인 세상이 존재한다면, 그것은 아마 신비롭고 기묘하면서도 이상하게 마음을 끌어당기는 공간일 것이다. 논리와 규칙이 지배하는 세계가 아니라, 감정과 상상이 자연스럽게 흐르는 곳, 꿈속에서 본 적 있는 장면처럼, 이유는 알 수 없지만 황홀한 기분이 드는 풍경일지도 모른다. 그곳에서는 하늘이 바다처럼 출렁이고, 빛이 물결처럼 흘러도 아무도 이상하게 여기지 않을 것이다.
꼭 거창한 판타지가 아니라, 우리가 매일 지나치는 익숙한 거리도 어느 순간 낯설게 느껴질 때 하나의 환상이 된다. 평소와 별반 다를 게 없는 풍경인데도, 마음이 이상하게 흔들릴 때, 우리는 마치 다른 차원에 잠시 발을 들인 것처럼 느낀다. 그 순간 현실은 현실이면서도, 동시에 현실이 아닌 무엇이 되는 것이다.
나는 그런 장면들을 머릿속에서 가끔 그려본다. 오직 상상 속에서만 존재할 법한 세상이 눈앞에 펼쳐지는 모습을 말이다. 말도 안 되는 이야기일지 모르지만, 그 안에는 분명 묘한 아름다움이 있다. 이해할 수 없어서 더 끌리고, 설명할 수 없어서 더 깊이 남는 감정들과 같은 그 이미지가 환상이 아닐까 싶다.
아마도 환상적이라는 것은, 불가능함 속에 깃든 아름다움일 것이다. 현실에서는 불가능하기에 더욱 빛나는 세계, 그러나 마음속에서는 언제든 펼쳐질 수 있는 세계. 나는 그 세계를 이 글 속에, 그리고 이 시 속에 조용히 담아보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