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과 맞닿은 사람들

by 임찰스

강철 뼈대 엮어 올린 미로 속으로

바람이 말을 걸어온다

"겁나지 않냐?"


나는 웃으며 말한다

"여기가 내 자리야."


삐거덕거리는 녹슨 비계(飛階)의 울음소리에

왼발의 두려움과 오른발의 용기가

오늘의 나를 지탱한다.






현장에서 일을 하다 보면 비계를 쌓은 구조물에 서 있을 때가 종종 있다. 사방을 보면 강철 뼈대가 얽혀 있어서 마치 미로 한가운데 서 있는 기분이 들 때도 있다.


높은 곳에서 한 걸음씩 걸음을 옮길 때마다 삐걱거리는 비계 위에서의 작업은 두렵다. 나는 몸무게가 많이 나가는 편이라 솔직히 더 무섭다. 그럴 때면 괜히 주변을 한 번 더 둘러본다. 혹시나 무너질까 발밑도 한 번 더 확인하게 된다.


그래도 일을 하다 보면 생각이 단순해진다. 해야 할 일이 눈앞에 있고, 그걸 마쳐야 일이 마무리가 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무섭지만 한 발씩 옮겨가면서 작업을 이어간다. 그렇게 한 발씩 움직이다 보면 일은 조금씩 끝이 보이게 된다.


현장 일은 이렇다. 두려움만으로는 멈춰 설 수도 없다. 두려움은 발 밑에 잠시 내려두고 해야 할 일만 보면서 한 걸음씩 움직이는 것, 그게 바로 현장에서 일하는 방식이다.


* 비계(飛階) : 높은 곳에서 공사를 할 수 있도록 임시로 설치한 가설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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