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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하라 강변 Jan 17. 2021

04 작별

- 외할머니를 떠나보내며

퇴근길, 폭설이 내렸고

눈보라 몰아쳤다.


올림픽대로엔,

시동 꺼진 차들 사이로

동력이 남은 차들이

10cm씩 미끄러졌다.


뉴스에서는

일 년 중 해가 가장 짧다는 동지의 영향이라고,

지구온난화 때문이라고도 했다.


날씨가 갑자기 바뀌는 이 계절,

지구가 모든 에너지를 소진할 때

생명도 함께 소멸한다.


이것은 자연의 섭리.


내 어머니의 어머니는

지극히 자연에 순응하셨다.


6남매, 딸 넷 인물을 합쳐도 따라가지 못했던 미인이셨고,

공무원인 남편을 대신해 사업에 뛰어드신 여장부.

손녀의 꿈을 끝까지 지지해 준 숨은 조력자.


어머니는 "봄쯤이길 바랐는데..."

나즈막히 흐느끼셨다.


너무 늦게 가서

할아버지가 못 알아보면 어쩌나

걱정하셨는데,

지금쯤 반가운 조우를 하셨으리라.


많이 배우고 사랑 받았습니다.

감사합니다.


우리 기억 속에 영원히 살아계시고,

부디 그곳에서 평안히 잠드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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