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 폭설이 내렸고
눈보라가 몰아쳤다.
올림픽대로엔,
시동 꺼진 차들 사이로
동력이 남은 차들이
10cm씩 미끄러졌다.
뉴스에서는
일 년 중 해가 가장 짧다는 동지의 영향이라고,
지구온난화 때문이라고도 했다.
날씨가 갑자기 바뀌는 이 계절,
지구가 모든 에너지를 소진할 때
생명도 함께 소멸한다.
이것은 자연의 섭리.
내 어머니의 어머니는
지극히 자연에 순응하셨다.
6남매, 딸 넷 인물을 합쳐도 따라가지 못했던 미인이셨고,
공무원인 남편을 대신해 사업에 뛰어드신 여장부.
손녀의 꿈을 끝까지 지지해 준 숨은 조력자.
어머니는 "봄쯤이길 바랐는데..."
나즈막히 흐느끼셨다.
너무 늦게 가서
할아버지가 못 알아보면 어쩌나
걱정하셨는데,
지금쯤 반가운 조우를 하셨으리라.
많이 배우고 사랑 받았습니다.
감사합니다.
우리 기억 속에 영원히 살아계시고,
부디 그곳에서 평안히 잠드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