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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하라 강변 Sep 05. 2020

01 방구석 1열의 문화생활-댄스필름

이 신박함 무엇이란 말인가!

'아, 내가 대체 무엇을 본 것일까? 이게 뭐지?! 

신박하다, 신박해~~!!'

...


일요일 저녁 6시, 무용학 박사이자 절친한 고교 후배와 카카오톡 안부를 나누고 있었고,

기대되는 외국 아티스트들의 내한 공연들이 코로나로 인해 줄줄이 취소되어 아쉽다는 내용을 이어가던 중이었다.


'언니, 이번 주 LG아트센터 공연 영상 보셨어요?'라며 후배가 한  링크를 보내주었다.


LG아트센터 디지털 스테이지 'CoM+On'시즌2

요안 부르주아(Yoann Bourgeois)의 '위대한 유령(The Great Ghosts)' 댄스필름이었다.

https://www.youtube.com/watch?v=UWxhB4W9i0k

(유뷰브 영상을 보시려면 클릭!)


코로나 때문에 공연계는 국내외 공연들이 줄줄이 취소되었고, 일부 공연들은 정부의 엄격한 방역지도를 따르며 어렵게 이어나가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데, 코로나 덕분에 세계 최고의 공연들을 방구석 1열에서 온라인으로 즐길 수 있게 되기도 했다.


지난 3월에 베를린 필하모니의 여러 훌륭한 공연들을 온라인으로 게다가 무료로 즐길 수 있었고, 

LG아트센터, 네이버 등 국내 아트미디어 채널 역시 여러 좋은 국내외 공연들의 무료 온라인 상영을 기획하여 제공하고 있다.

감사한 마음과 함께 훌륭한 공연들을 좋은 공연장에서, 라이브로 충분히 느끼며, 제 값을 내고 감상하지 못해 느끼는 안타까움과 미안한 마음이 상존한다.


러닝타임은 60분인데 무료 감상 시한이 얼마 남지 않아서, 바로 클릭해서 감상했다.


보는 순간부터 빠져들었다.


웅장한 판테옹(프랑스 위인들을 모신 국립묘지) 내부의 영험함, 

중력과 탄성, 균형을 이용한 설치 기계와 도구들(트램펄린, 턴테이블, 추, 시소), 

댄서들의 신비롭고 완벽한 몸짓, 

슈베르트의 아름다운 가곡(그대는 나의 안식, 냇가에서, 밤과 꿈), 

샤를 페기(Charles Peguy)의 시 '한 시인이 이렇게 말했다',

장 자끄 루소의 글귀 '고독한 산책자의 꿈'


그 모든 것이 어울려서 정말 완벽하게 신박했다.


대체 내가 무얼 본 거지?!!!!!


공연을 통한 황홀한 감정을 오랜만에 느꼈다.

그리고, 다시 플레이하여 두 번 봤다.


과학과 무용, 배경(미술), 음악, 시와 글귀(문학) 모든 것이 어우러진 진정한 종합예술이었다.

언택트 시대에 공연이 영상과 친해질 수밖에 없다면, 나아갈 하나의 방향을 제시해 주는 필름 같다고 느꼈다.


신선하고 창의적인 작품들을 감상하는 것은 

내가 가진 인식의 한계를 깨 준다는 점에서 어마 무시하게 즐거운 일이다.

뇌가 말랑말랑해졌다.


좋은 공연을 소개해 준 후배(어 박사)에게 감사를 보낸다.

담에 만나면 맛난 밥 살게요.


후배를 포함하여 어려운 시기를 견디며 앞으로의 공연을 고민하고 있는 예술인들에게 진심 어린 존경과 응원을 보냅니다.


부디, 지치지 말기를! 멈추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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