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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olin Chung Feb 10. 2017

'클렌즈 주스'가 뭐에요?

시중에 너도나도 착즙주스다. 뭐가 맞는 걸까.

이 주스의 정식명칭은 cold-pressed juice (콜드프레스드 주스)다. 열을 가하지 않고 차갑게 눌러짰다(콜드하게 프레스했다)는 주스인데, 물 포함 어떤 첨가물도 넣지 않고 100% 원재료만 '눌러 짜서' 만든 주스를 말한다. 이 주스는 시중에서 착즙주스, 클렌즈주스, 해독주스, 디톡스주스 등과 이름이 뒤죽박죽 되어 있다. 다 다른 주스들이다.


착즙주스의 착즙은 '원재료에서 즙을 짜냈다'는 뜻으로, 다양한 방법으로 즙을 짜내어 만든 주스들을 통칭하는 것 같다. 원재료의 전체 또는 일부를 즙을 짜냈단 뜻이지, 100% 원재료만 들어갔다는 의미는 아니다. 첨가물을 더한 주스들도 많다.

해독주스는 당근, 양배추, 브로컬리, 토마토 등을 삶고 바나나, 사과 등을 넣어 믹서기에 갈아서 냉장고에서 식히는 방식의 주스가 모 방송에 나와 유명해 지며 해독주스라는 이름이 붙어 유행하기 시작했다.

디톡스주스와 클렌즈주스는 얼추 맥락을 같이 한다. 주스를 만든 방법이 아니라 주스의 용도를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디톡스주스는, '주스만 마시면 독소가 빠진다'라는 완전 잘못된 정보를 시사하기 때문에 옳지 않다고 본다. 클렌즈주스는, 이 주스로 주로 '주스클렌즈'라는 행위를 하기 때문에 지어진 이름이다.


여기서는 흔히 클렌즈주스라고 불리우는, 하지만 정식 명칭은 콜드프레스드 주스인 이 주스에 대해서 설명해 본다.


쉽게 말하면 집에서 녹즙기(휴롬 등)로 눌러 즙을 짜 마시던 주스다.


몇 가지 조건이 있다.

1. 유통기한을 늘리기 위한 추가 작업을 하지 않는다

2. 첨가물 제로다. 물도 들어가지 않는다.

3. 100% '신선한' 원재료만 눌러 짠다. 매대의 흔한 주스가 만들어지기 까지 원재료건 완성품이건 한 번도 얼렸다 해동하는 과정이 없는 주스는 드물다는 사실을 대부분 모른다. 


그렇다 보니 정석대로 만든 콜드프레스드 주스는 당연히 설탕 넣은 과일주스/스무디나, 마트 매대에서 오랜기간 놓고 파는 주스와 다르고, 더 비싸고, 유통기한이 짧으니 널리 유통하기 까다롭다. 우리는 이런 까다로운 주스를 누구보다 잘 만들고 가장 중요하게는 '옳은 정보'와 함께 소비자에게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는 비단 주스만이 아니라 식음료업계 전반에 해당되어야 하는 이야기라 믿기에, 이를 지속가능하게 만드는게 우리 미션 중 하나다. 일단 나와 나의 가족, 함께 하는 직원들과 그의 가족들이 1차 고객으로 충실하게 '구매해서' 마시고 있다.


2014년 즈음 한국에서도 유행하기 시작했을때 우리 '콜린스그린'도 시작되었다.

미국의 경우 서부와 동부 중심으로 이미 10-15년이 되었던 때고, 맨하탄에만 주스바가 120개 넘게 성행 중이었다. 유독 '내 몸 속에 무엇을 집어 넣는가'에 대한 인식이 높은 사람들이 모여있는 지역일수록 이 주스를 판매하는 주스바의 밀집도가 높았다. 캘리포니아, 뉴욕에서 가장 빠르게 확산됐다.


주로 대기업의 골치거리들을 해결해 보고자 컨설턴트로 하루 긴 시간을 일하던 내가 이 사업을 시작하게 된 여러 이유 중 하나는 심각하게 찌들어가던 내 건강하지 못한 라이프스타일에 직접 테스트해 본 결과 그 긍정적 효과가 너무나 확실했고, 이 상품을 여러사람들에게 전달하려면 기존 제조/유통방식으로는 난관이 한 둘이 아니겠다는 어려움이 보여, 이걸 제대로 해결할 수만 있다면 여러 모로 식음료 업계에도 혁신이 될 수 있겠다는 가능성 때문이었다.


이 주스에 대한 이런저런 정보들이 혼합되어 너무 사실과 다르게 전파되고 있는 반면, 아무리 검색을 해도 언론기사나 개인 블로그 수준 이상의 깊이의 내용은 찾기가 어렵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몇 가지 아주 기본적인 내용을 간략하게 정리하고자 한다. 창업 후 다년간 정말 다양한 질문들을 받고 그에 대해 성실하게 답변하는 과정에서 우리도 계속 더 공부가 되었다.



* 콜린스그린의 이익을 위한 답변이 아닌 철저하게 중립적이고 객관적으로 쓰려고 했다.


- 해독주스랑 뭐가 다른가요?: 아주 다르다. 해독주스라는 이름으로 유행하던 그것은 주스라기보다 야채죽과 스무디의 하이브리드다. 양배추, 브로컬리, 당근, 토마토 등을 삻아서, 맛 보완을 위해 몇 가지 과일을 추가하여 믹서기에 갈아낸 것이다. 해독주스/스무디는 불용성 섬유질(흔히 섬유질이라고 부르는 그것)이 풍부해서 장 운동/청소에 도움이 되고 먹는 양 대비 포만감이 빠르며, 토마토처럼 적당량 열을 가하면 영양소 섭취가 더 용이하다는 재료들 중심으로 만들어진다. 특성상 많이 먹기는 어렵고, 맛있게 만들기도 어렵다. (코막고 먹어야..)


- 스무디나 생과일 주스랑은 뭐가 다른가요?: 스무디는 바로 위 해독주스의 가열하지 않은 버젼이라고 생각하면 편하다. 믹서기에 갈아서, 즙뿐 아니라 불용성 섬유질까지 모두 섭취한다. 신선한 재료들로 만든 다양한 스무디는 훌륭한 간식이자 영양보충제가 될 수 있다 생각한다. 버리는 덩어리 없이 칼날로 잘게 으깬 것이므로 불용성 섬유질도 원재료의 함량 그대로다. 성상의 특성상 콜드프레스 주스만큼 많이 마시기는 어렵다. 아쉽게도, 시중에서 사 마실 수 있는 대부분 스무디나 생과일 주스엔 얼린 과일, 설탕/시럽이 많이 들어간다. 그래서 집에서 만들어 먹는게 가장 확실하고, 여러 재료로 응용하기도 편하고, 처치곤란 과일/야채 소비하기에 좋다.


- 시중에서 자주 보는 100% 과일 주스는 그럼 뭐에요?: 매대에서 팔리는 주스들은, 정말 과일/야채말고 아무것도 넣지 않았는지, 농축환원주스는 아닌지 등을 뒷면을 읽어보면 알수 있다. 현재 기준 유통기한이 만든 후 3일보다 길면 첨가물 혹은 살균을 한 주스다. 한 번에 왕창 짜서 얼려두었다가 1년 내내 그 때 그 때 해동해서 병입 후 출고하는 주스도 많고, 원재료를 왕창 사서 얼려두었다가 그 때 그 때 짜서 내보내는 주스도 많고, 맛과 색을 일정하게 하고 갈변을 막기 위해 첨가물을 넣는 경우는 더 많다. 이게 무조건 몸에 나쁘다고 하긴 어렵지만, 딱히 좋을 것도 없다. 눈앞의 원재료를 바로 짜서 마로 마시는 것 대비 한참 멀리 돌아온 상품이다. 영양보다 맛으로 먹는 기호식품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이걸 건강 목적의 음료인 것처럼 광고하는 것이 문제다.


- 이 주스를 마시면 독소가 빠져나가나요? (해독/디톡스가 되나요?) : 주스를 마셔서 독소가 빠져나간다는 말은 아주 적절치 않다. 주스는 약이 아니고, 독소라는 개념도 정의가 명확치 않다. 우리 몸의 해독은 간이 하고, 늘 몸을 정화시키고 있다. 술 깨는 과정과 비슷하달까? 독소가 뭔지도 불명확하거니와, 뭔가 먹고 마셔서 그게 빠져나간다는 식의 광고/마케팅은 크게 틀렸다.


'주스클렌즈'라는 행위는, 일정 기간 동안 물과 주스만 마시는 '식이요법'인데, 주스단식(Juice Fasting)이 더 적절한 표현이다. 아플 때 단식하면 몸은 회복이 빨라진다는 건 여러 논문에 나와 있다. 주스클렌즈는 물만 마시는 단식보다 조금 더 쉽게, 과일/야채의 영양소와 칼로리를 섭취하면서, 액체상태이므로 흡수가 빠르고 장기가 최소한의 일을 하게끔 만들어서 몸이 스스로 회복하기에 더 나은 여건을 만들어 준다는 개념이다. 간이 알아서 계속 잘 해독하도록 간에 부담되는 걸(예: 가공식품) 잠시나마 끊어주자는 것이므로, 어떻게 보면 기간 동안 무엇을 먹느냐 못지 않게 무엇을 먹지 않느냐가 중요하다. 그래서 금단현상처럼 주스클렌즈 중에 평소와 다른 증상들이 보이기도 한다. 나는 일정 기간 다른 음식을 잠시 중단하고 야채/과일을 몸 속에 넣어주면 모든 컨디션이 나아진다.


- 과일주스에 당이 많다는데 괜찮은가요? : 요즘 하도 설탕괴담이 돌아서 걱정하실만 하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평소 '사과를 많이 먹지 말라'고 하지 않는 이유는 자연 그대로 과일의 당은 정체설탕과는 질적으로 다르거니와 함께 섭취하게 되는 영양소를 간과하면 안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클렌즈주스는 기본적으로 야채가 과일보다 더 들어 있는걸 기본으로 해야한다. 이걸 맛을 좋게 만들기 위해 과일 비중을 잔뜩 높인 클렌즈 주스 여러 병으로 주스클렌즈 하는 것은 자제하길 바란다. 혈당과 인슐린 수치에 큰 영향을 준다. 케일 주스같이 생겼어도 케일은 5%고 나머지는 과일인 주스도 많다. 이런 주스도 건강 목적의 주스인 것 처럼 광고하는 것은 문제다.


같은 과일이라도 씹어 먹는 것과 착즙하여 원액을 마시는 것은 흡수되는 속도가 후자가 확연히 빠르기 때문에 완샷하지 말고 천천히 몇 번에 나누어 물도 함께 마시길 권하고 있다. 다만 당뇨가 있으신 분들은 과일뿐 아니라 그 어떤 음식도 조심하셔야 하기에 주스클렌즈는 안 하시면 좋겠다. 


- 주스클렌즈 하면 살 빠지나요? : 이 주스가 '다이어트 식품/요법'으로만 몰려가는게 안타깝다. 뭐든 덜 먹으면 빠진다. 하루에 물과 주스 대여섯 병만 마시면 대략 700-1,200kcal 정도인데, 이렇게 매일 섭취하면 당연히 감량이 되고 살도 빠진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은 이렇게 계속 살수 없고, 장기로 지속하면 영양불균형이 생길 있다. 통상적으로 3일 클렌즈 하면 약 1.5-3키로, 5일 클렌즈 하면 약 2-4키로 정도 '감량'이 되는데, 여기엔 부기 빠짐, 장청소 효과, 지방빠지는 효과다 다 섞여 있다. 이 정도면 안 잠기던 마지막 단추와, 안 잠기던 지퍼의 마지막 1인치를 잠글 수 있다. 그런데 모든 다이어트가 그러하듯, 이 정도는 먹으면 바로 다시 복귀한다. 한 가지 특이한 점은 대부분의 다이어트 식품은 장기간 복용하고 나면 피부가 푸석푸석해지는 등 부작용이 있는데, 주스클렌즈는 오히려 피부가 좋아졌다는 이야기가 많다. 평소 섭취하던 양보다 비교할 수 없는 양의 야채/과일이 한 몫 하는 것과, 공복, 장 청소 효과가 합쳐진 것으로 본다.


주스클렌즈 하면 체중은 빠진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살을 빼겠다는 목적보다는, 이걸 활용하여 내가 감량을 하고 유지하는 건강한 식습관을 만들겠다고 접근하길 권한다. 굳이 선택하자면 식습관은 운동보다 중요하다.


- 비싸요: 집에서 만들어 보신 분들은 오히려 싸다고 하신다. 다만, 재료에서 꼼수를 쓰지 않았다는 전제에 그러하다. 가락시장에 가면 경매 마치고 나서 옆에 초 저렴한 떨이 과일의 상한 부분을 손질하느라 분주하다. 1년 전에 얼려놓은 감귤도 말도 안되는 싼 가격에 팔린다. 상당량 주스시장에 들어간다. 하지만 콜린스그린에서 사용하는 재료를 그대로 마트에서 같은 품질등급으로 구매해서 착즙하면, 한 병량에 재료비만 만원이 넘는 경우가 많다.


- 어떻게 마셔야 제일 좋은가요?: 가장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 주스는 약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음식의 일부다. 따라서 건강한 음식처럼 취급하면 된다. 맹와 신하지 않고, 알고 마시고, 적절하게 일상생활에 녹여 넣기. 


A) 2~3일 정도의 주스클렌즈는 주기적으로 한 번씩 나쁜 것 다 끊고, 씹는 것 잠시 중단해서 장기를 쉬게 해 주고, 대신 몸에 과일야채 영양소를 펑펑 넣어 주면서 몸이 스스로 리셋을 해 주는 효과를 기대한다. 위에 설명한 정도의 감량이 되고, 속이 편해지고, 막힌 장이 뚫리고, 입맛이 예민해지고, 위가 일시적으로 줄어드는 것은 사람마다 다 다르게 나타난다. 전혀 밥을 먹지 않고 주스와 물만 먹는건 안 해 본 사람은 누구나 부담스럽다. 뭐든 맹목적이고 극단적으로 하기 보다, 본연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약간의 치팅(Cheating) 써도 된다. 견과류를 들고 다니면서 한옴큼 꼭꼭 씹어먹는다거나, 야채/나물 조금만 꼭꼭 씹어 먹는다거나. 조금만 씹어도 내가 지금 배가 고픈게 아니라 씹고 싶었던거구나를 느낀다. 공복상태의 가벼움과 즐거움에 익숙해지면 간헐적 단식이건, 일일 일식이건 뭐든 해 보기 수월해 진다. 물론 주스클렌즈가 안 맞으면 절대로 억지로 하지 말자. 사람마다 몸이 다 다르고 같은 음식과 성분에 대한 반응도 모두 다르다. 나는 최대한 채소 함량이 높은 주스를 선택한다. 특히 하루 첫 주스는 가장 빡센 야채 주스로 시작한다. 100% 셀러리주스가 대표적. 하루 첫 끼는 당을 최소화 시키려 하기 때문이다.


B) 1일짜리 클렌즈는 개인적으로 수시로 활용한다. 한 주 동안 저녁 약속이 잡힌 다음날에 여기저기 꽂아넣는다. 전날 먹은 걸 off-set하기 딱 좋은 데, 이거 지나치게 믿고 전날 과식만 하지 않는다면 훌륭하고 현실적인 식단 조절 방법이라 생각한다. 난 공복에 익숙해 진 까닭에 하루 2-3병만으로도 하루를 보낼 수 있다. 


D) '정기배송'은 매일 한 병은 마시고 한 병은 들고 출근하던 내 과거 습관에 기반한 상품이다. 그 때는 직접 주서기로 착즙해서 먹었는데, 이 수고가 정말 만만치가 않다. 새벽 1시에 퇴근해서, 잠을 줄여가며 다음날 마실 주스를 짜 놓고 잤다. 어디 믿을 곳만 있다면 이건 당연히 '아웃소싱'해야 말이 되는 거였다. 그런데 이젠 콜린스그린에서 사 먹고 있다. 너무너무 편하다. 요즘은 100% 샐러리 주스를 하루 한 병씩 마신지가 1년이 넘었다. 난 아침을 스킵하고, 점심을 거의 먹지 않거나 아주 조금 먹기 때문에 이 때 샐러리 주스를 마시면 오후 컨디션이 너무 좋다.


나도 티/커피 즐기고 술도 좋아한다. 그러나 그 외의 모든 경우에는 이 주스와 물만 마신다. 탄산음료는 1년에 몇 번 마실까 말까이고, 시장조사 목적 외에는 다른 주스는 전혀 마시지 않는다. 비타***, 박**, 무슨무슨 즙, 액기스, 원액 등도 전혀 마시지 않는다.


잘 만든 주스를 본인만의 방식으로 가까이 해 보시면 좋겠다. 더불어 전반적인 식습관도 돌아볼 기회가 되면 좋겠다. 내 입에 내가 무엇을 넣는지는 아무도 강요하지 않는다. 내가 아는 만큼 실행하는 만큼 건강해진다. 


Col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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