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쓰는 습관 들이기
아무리 유명하고 뛰어난 문체를 가진 작가도 글 쓰는 것은 엉덩이 싸움이라고 말한다. 그만큼 꾸준히 글을 쓰는 것이 중요하단 말인것 같다. 개발도 계속 꾸준히 무언가를 만들어보는 게 중요한데 생각해보면 모든 일이 그런데 이상하게 무언가 내가 잘 알지 못하는 분야에서는 남다른 비밀이 있을 것만 같다. 글을 잘 쓰고 싶어서 나도 꾸준히 글을 쓰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작년에 어쩌다 알게 되어서 시작한 미지 글쓰기 모임을 통해 지금까지 매주 한 편의 글을 써 오고 있다. 일정량의 돈을 지불하고 참여한 모든 사람들이 각자 매주 한 편의 글을 공유한다. 쓸 글이 없다면 미지 기획자님이 올려준 글감을 가지고 쓰기도 한다.
이 모임을 통해 나는 처음으로 브런치에 글을 올리기 시작했다. 글을 쓰는 게 어려운 이유가 여러 가지 있는데 그중 하나가 스스로 보아 뭔가 모자라다 싶은 글을 공개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다. 나는 20살 때부터 종종 일기를 쓰는 습관 덕분인지 몰라도 글을 쓰는 즐거움을 조금은 알고 있었다. 개인 블로그에는 종종 독후감이나 서평을 올리기도 했고, 전공과 관련된 테크니컬 블로그를 계속 해오기도 했다. 그런데도 나는 몇 달 동안 글을 쓰지 못했었다.
사실 브런치는 한참 전에 작가 지원을 해서 글을 쓸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일찌감치 글을 쓰지 못한 이유가 바로 이런 두려움 때문이었다. 왠지 모르게 엄선된 글만 모아 놓은 것 같은 '브런치'에서 이런 글을 올려도 될까? 글 쓰기 전부터 고민이 스멀스멀 올라오더니 어떤 글을 써야 할지조차 혼란스러워져서 고민하다 보니 어느새 글을 아예 쓰지도 않게 된 채로 몇 달이 지나버렸다.
그러다 우연히 구독하고 있는 뉴스레터에서 이 글쓰기 모임을 알게 되었는데, 일단은 글이라도 써야겠다는 심정이었다. 그런데 막상 일주일에 한 번은 마감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어떻게든 한 편의 글이 나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모임에도 글을 공개하는데 다른데 공개하지 않을 이유는 없다는 마음으로 하나둘씩 브런치에 올리고 나니 어느새 올린 글의 수가 10편을 넘고 벌써 15편이 되었다. 아직 많은 것도 아니고 개수가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도 않지만 꾸준히 글을 썼다는 게 뿌듯하긴 하다.
물론 그것과는 별개로 지금까지 쓴 글들을 보면 만족감보다는 아쉬움이 더 크게 느껴지긴 한다. 뭐랄까. 정돈되지 않은 날 생각들과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왔다 갔다 하는 것들도 있고, 항상 글 업로드할 때면 '이게 최선일까? 에잇 모르겠다' 하는 느낌으로 발행 버튼을 누른다. 그런데 최근 글쓰기와 관련된 책을 보면서 모든 글에는 완성이란 게 없다는 걸 알게 되었다.
"완성은 없고 마감만 있을 뿐이다."라는 말이 내 정수리를 때리고 갔다. 갑자기 머릿속이 시원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글을 쓰는데 완성이란 게 없기 때문에 좋은 글을 볼 수 있는 안목이 있는 사람일수록 마감전까지 계속해서 퇴고하는 작업을 거친다고 한다. 책에서 인터뷰한 어떤 사람은 자신의 글을 볼 때 토가 나올 정도로 퇴고를 한다고 했다.
그러고 보니 대학원 졸업 논문을 준비하면서 나는 내가 쓴 논문을 수십 번 고쳤던 적이 있었는데 그때 진짜 새로 출력한 A4 용지의 글을 보면서 메슥거림을 느꼈다. 그래서 그런지 그래도 나쁘지 않은 논문으로 졸업할 수 있었는데 나중에 다시 보니 그렇게나 고쳤는데도 고칠부분이 또 보였던 게 기억이 난다. 내가 쓴 글이 완성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그러니까 논문만이 아니라 내가 쓰는 글들도 퇴고의 과정이 필요한데 여태까지 퇴고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그리 많이 해보진 못했던 것 같다. 브런치에서 맞춤법 검사만 하면 되는 줄 알았는데, 퇴고에 조금 더 신경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금씩 글을 잘 쓰기 위한 방향을 알아가고 있는 것 같다.
첫째, 글을 꾸준히 쓰기
둘째, 글에 마감을 두기
그리고 글의 완성은 없지만 퇴고를 통해 완성을 향해 가기
지금은 일주일에 한 번 날을 잡고 이렇게 글을 쓰는데 매일 조금씩이라도 글 쓰는 시간을 만들어보고 싶다. 그리고 글을 쓰는 법에 대해 조금 더 배워보고 싶다는 마음이 생기고 있다. 지금 읽고 있는 책은 김민영의 <서평 글쓰기 특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