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
저번 주에 무리해서 일을 하면서 감기에 걸리고 지쳐서 그런지 주말 내내 계속 부정적인 생각들이 떠올랐다. 스타트업을 하면서 가장 힘든 건 내가 정신적으로 무너지면 전체에 타격이 너무 크다는 것이다. 갑자기 오전 내내 동료에게 앓는 소리 했던 게 미안해지기 시작했다. 어쨌든 회복하고 있나 보다.
나는 사실 스트레스를 잘 받는 성격이 아니다. 누가 스트레스를 혹시 묻어두고 나중에 폭발시키는 거 아니냐고 물어보기도 했는데 여태까지 폭발한 적도 없고 밤에 잠도 잘 자는 거보면 그냥 낙천적인 사람인 것 같다. (또는 생각이 없거나) 생각해보면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스트레스를 안 받는 건 아니고 스트레스를 받아도 운동을 하거나 글을 쓰거나 나름의 건전한 방법으로 해소할 방법을 잘 찾는 것 같다.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운동을 하는 것인데 이번 주말은 몸이 아프니 어디 나가지도 못하겠고 아무것도 못하고 주말을 보냈다. 아마 그래서 아직까지 스트레스가 덜 풀린 걸 수도 있겠다. 아니면 최근에 운동을 많이 쉬어서 애초에 운동을 꾸준하게 했더라면 면역력도 그렇게 떨어지지 않았을 테고 지금 감기에 걸려 있지도 않을 텐데 말이다. 다시 한번 꾸준한 운동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아무튼 이번 주말 끊임없이 내려갔던 경험을 통해 회복을 위한 스트레스를 해소할 무기를 평소에 잘 기억하고 실천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내가 지금까지 써온 방법을 정리해보았다. 앞으로 더 채워나갈 예정이다.
1. 운동- 가장 효과적, 아플 땐 어려움
사실 20대에는 격렬한 운동을 많이 했었다. 합기도, 킥복싱, 복싱 같은 무술 위주로 배웠는데 늘 그런 분야가 궁금했었기 때문이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검도나 주짓수도 배워보고 싶다.) 운동을 하면서 가장 크게 느낀 건 싸워야 하는 순간은 무조건 피해야겠다. (= 달리기를 잘 연습해놔야겠다) 도 있었지만 원치 못하는 상황에서 싸워야 할 순간이 있을 거란 점이었다. 최악의 상황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게 된다. 그리고 내가 최악의 상황에 있지 않구나도 알게 되는 것 같다.
2. 글 쓰기- 이유 없이 우울할 땐 조금 어렵다
싫은 소리를 쓰는 건 도움이 안 된다. 그것보다 조금 더 솔직하게 나를 관찰하고 글을 쓰면 내 상황에 대한 이해가 커지고 내 마음이 온전히 전달되었다는 부분에서 위안을 얻는 것 같다. 내 감정에 대한 이해를 하였기 때문에 앞으로 어떻게 하면 좋을지 결정하기도 쉬워진다.
3. 정리하기 - 완전한 해결책은 아님, 조금 회복되었을 때
난 정리를 잘하는 성격은 아니다. 무질서를 좋아한다는 핑계를 대곤 하는데 뭐든 적당한 게 좋은 것 같다. 평소에 정리를 잘하는 사람은 도움되지 않겠지만 노트북 바탕화면만 정리해도 기분이 전환된다는 걸 오늘 알았다. 사실 동료가 알려준 방법인데 잔소리한다고 생각했던 내가 다시 부끄러워진다. 집에 있을 땐 이불 정리만 잘해놓아도 나갔다 들어올 때 훨씬 편안하여도 대접받는 기분이 든다.
4. 좋아하는 사람과 대화 - 전화해보자
좋아하는 사람과 내가 고민하고 스트레스받는 주제가 아니라 다른 주제로 이야기한다. 스트레스받을 때 사실 말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을 때가 많다. 동굴 속으로 들어가고 싶어 지지만 가끔 무작정 전화해서 아무 말하는 게 도움이 되었다.
우울한 상태에 빠졌을 때 뭘 해야 할지도 중요하지만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할지도 역시 중요한 것 같다. 내가 생각하는 하지 말아야 할 것은 다음과 같다.
하지 말아야 할 것
1. 영화나 드라마 보면서 시간 때우기
보는 동안은 잠시 괜찮아지는 것 같고 즐겁지만 실제로 스트레스가 풀리지도 않고 오히려 지연시켜 악화시키는 것 같다. (단, 내 문제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영상은 괜찮지만 새로운 인풋을 받는 것보단 스스로의 상황을 인지하는 게 더 나은 것 같다. )
2. 감정을 무시하고 평소대로 지내기
이것도 회피하는 방법인데 예전엔 특히 내가 아끼는 사람들에게 괜찮은 척을 많이 했는데 건강한 방법이 아닌 걸 깨달았다. 무엇보다 역지사지하면 마음이 아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