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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현주 Sep 12. 2021

노 젓지 않기

갑자기 존댓말이 하고 싶었습니다.

요즘 브런치에 글을 쓰는 게 뜸해졌습니다.


중요한 건 제품이고 제품이 필요한 사람들이고 제품이 만들어내는 가치라는 생각을 방패 삼아 그 외의 것들에 소홀히 하면서 스스로에게 변명해왔던 것 같습니다.


살면서 하고 싶은 것들을 모두 하고 살아갈 수 없으니 우선순위를 잘 정하는 게 중요한 건 어쩔 수 없습니다. 하지만 제 마음이 글쓰기를 미루는 것 자체는 변명을 한 거라고 느꼈어요.


한편으론 시시껄렁한 얘기에도 호응해주시는 사람들에게 특히나 브런치 구독을 하고 계신 분들에게 너무 자주 알림을 띄우는 것보단 뜸하게 보내는 게 더 좋지 않을까 하는 이상한 마음도 들었던 것 같습니다.


워낙 정보들이 각자 중요하다 강하게 목소리를 내는 시대다 보니 글을 읽고 콘텍스트를 바꾸는 것 자체가 피로잖아요?


그래서 글 쓸 때 스스로에게 집중해서 쓰긴 하지만 흐름만큼은 최대한 읽기 쉽고 한번 더 해석하지 않게 가져가려고 하는 편입니다.


저는 최근에 빠른 급류를 타는 기분이라 (사실 저희  슬랙에 올라온 돌돌콩님의 speak 대표 인터뷰 영상을 보고 메타포에 너무 공감이 되어서)  젓는데 잠깐 정신이 팔려있었는데요.

생각해보니 지금 내가 젓고 있는 이곳이 급류가 맞을까? 아니면 내가 너무 힘줘서 노를 젓고 있었던 걸까 하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몇 개월 전 샌드 버드 대표님의 영향으로 페이스만 맞다면 원하는 만큼 일하는 게 맞다 생각했는데 지금 타이밍은 잠깐 노 젓는 걸 멈추고 주변을 둘러보아야 하는 시기임을 깨달았습니다.


최근에 외부 미팅을 하면서 감사하게도 제 브런치 언급을 자주 받는데 감동적이었던 코멘트는 스타트업을 시작하면서 경험한 기록을 잘 남겨주어서 참고하는데 도움이 많이 된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사실 글을 쓸 때 누군가 똑같은 길을 가진 않겠지만 제가 해온 경험을 감정을 섞어 생생하게 전달할 수 있다면 좋겠다 생각했었습니다. 스타트업만 봐도 생각보다 많은 선례들이 사실만 이야기하지 배경이나 당사자의 감정에 대한 언급은 적어서 그렇구나 그런가 보다 하고 넘어가는 게 참 아쉬웠거든요. 그리고 나중에 다 지나고 나서 얘기하는 건 과거를 미화시키거나 왜곡되었을 확률도 높고요.


그런데 그런 의도를 알아봐 줬다는 게 고마웠어요. 그런 걸 생각하면 자주 기록을 남겨야겠습니다. 저도 지나온 길을 잊거나 왜곡시키고 싶진 않거든요.


간밤에 갑자기 생각이 들어서 글을 남겼습니다.


혹시 왜 계속 노젓는 얘길 하는건지 궁금하실까 아래 링크를 달아둡니다.

젊은 CEO의 루틴과 습관, https://www.youtube.com/watch?v=I2T0oRb03H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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