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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현주 Sep 05. 2021

루티너리답게 하는 것

캐치볼 하는 이야기

우리가 루티너리를 만들고 있어서 좋은 점은 더 나은 일상을 지속할 수 있도록 한다는 비전이 우리 스스로에게도 적용이 되고 어쩌면 아이디어가 우리 스스로에게서 시작한다는 점인데 그러니까 우리를 위해 하는 시도들이 제품이나 사용자들에게도 전달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회사나 제품의 비전과 개인의 비전이 일치하는 것은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닌데 우리는 개인의 삶과 직접적으로 연결이 되는 것이 장점이다. 오히려 얘기해볼 만한 것이 많아서 우선순위를 잡는  중요한  같다.


아무래도 팀원들과는 업무적인 부분을 더 이야기하고 관심을 가지기 때문에 더 나은 일상을 위해서 더 나은 업무 환경과 더 나은 작업 방식에 대한 이야길 많이 한다. 더 나은 대화 방식이 무엇인지 스스로 정의를 내려보기도 하고 시스템적으로 (힘들이지 않고) 해결하려는 자세나 태도를 가지고 있고, 혹시나 잊더라도 주변에서 리마인드가 잘 되어서 좋다.


사실 오늘 이야기의 주제는 캐치볼이다.


캐치볼이 나온 이유는 나는 나대로 최근에 늦게 퇴근하는 날이 많아지면서 운동에 소홀하다는 개인적인 이유도 있었지만, 모두들 회사 와서 있는 시간이 8시간이 넘는데 움직이는 행동반경이 커봐야 가로수길의 끄트머리쯤 걷다 오는 정도이고 사무실에서도 움직일 공간이 적기 때문에 조금은 일하면서도 환기가 될 수 있는 활동적인 게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팀원들도 그렇고 나도 개인적으로 하는 운동이 있으면 좋을 텐데 요즘엔 운동을 배우러 가는 것 자체가 녹록지 않기 때문에 원래 운동이라는 게 시작 자체를 주저하게 되는 부분이 있는데 더 주저가 되니 어려워하는 부분들이 눈에 보였다.


얘기하다 보니 알게 된 거였는데 팀원들 모두 운동에 조금씩 일가견이 있었다. 태권도 4단에 유소년 태권도 대표, 학교 야구부, 5킬로 마라톤 1등, 맨몸 운동의 달인, 아마추어 복서가 될뻔한 사람까지... 고만고만해서 잘 맞는다. 그런데 다들 기본적으로 활동적인걸 좋아하는 편이라 운동 얘기가 나왔을 때 (기분 탓인진 몰라도) 화색이 밝아지는 걸 느꼈다.


한강이 가까운 편이라 항상 한강에 갈까 하는 이야길 종종 하곤 하는데 걸어가기엔 조금 멀기도 하고 또 7명이 우르르 움직이기엔 쉽지가 않다.

 

한 번은 해경님이 저녁에 퇴근하고 조깅을 한다고 해서 런데이를 설치해 두어 번 따라 뛰어봤는데 그것도 여러 핑계로 안 하게 되고, 탁구나 배드민턴 얘기가 나왔는데 그것도 막상 적당한 장소 찾는 게 애매하더라.


캐치볼 얘기가 우연히 나왔는데 넓은 공터만 찾으면 바람이 부나 비가 오나(?) 할 수 있어서 좋을 것 같았다. 사실 처음으로 하러 간 날은 비가 흩날리고 있던 금요일 점심이었다. 그 주 내내 글러브와 공은 사두고 나가질 못하고 주말이 다가와서 지금이 아니면 안 되지 않을까 해서 나간 거였다. 비 맞으면서 재밌게 놀다가 들어왔는데 앞으로는 비 오는 날은 웬만하면 나가지 말아야겠다.


어떤 면에선 운동이 집중력을 높여주는 좋은 도구인 것 같다. 예전부터 운동을 하러 다닐 때에도 운동이 끝났을 때 성취감도 좋았고, 씻고 나와서 2시간 정도는 말똥 해지는 시간이 좋아서 시험기간에는 빠지지 않고 운동을 다녀오곤 했었다. 그런 점에서 몸을 움직일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도 업무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시스템적인 개선이라 생각한다. 물론 이런 이유보단 재밌을 것 같아서 시작한 이유가 더 크지만..


그런데 캐치볼은 또 해가 지면 못하니까 저녁 해지기 전에 나가야 한단 생각에 얼른 끝내기 위해 집중력이 높아지기도 하니까 여러모로 좋다. 사실 가자고 해놓고 못 간 날도 많아서 일주일에 한 번 많으면 두 번 정도 하고 있는데 그래도 확실히 이전보다 움직이는 활동량이 많아졌다.


요즘엔 체육대회까지 하자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는데 이러다 정말 체육대회 할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든다. 하지만 캐치볼 10 분하고 지치는 체력으로 체육대회 하긴 글렀다. 1년 정도는 준비해야 할 수 있지 않을까? 이걸 또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는 게 웃기다.


결론은 제품을 만들고 있는 우리 스스로가 그리고 우리 팀이 더 나은 일상이 무엇인지 고민해보는 시간이 지속적으로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렇게 삶이 계속 나아질(재밌어질) 거란 생각에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


자세히 보면 사람들은 우산 쓰고 다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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