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5. 퇴사 후 하고 싶은 것들
이전 주제가 '절이 싫어서'였다면 이번 챕터는 퇴사를 하고 무엇을 하고 싶은지이다.
이동진 영화평론가 님의 표현을 빌리자면 퇴사를 하는 데 두가지 힘이 작동한다.
하나는 회사 내부의 문제가 나를 밀어내는 척력(斥力)이고
다른 하나는 회사 밖의 것이 매력적으로 나를 끌어당기는 인력( 引力 )이다.
회사의 언어로 표현해보면
전자는 회사의 문화, 사내관계 등으로 고통스러울 때이고
후자는 회사보다 나은 돈벌이 수단이나 의미있는 일을 찾았을 때이다.
인력(引力)의 관점에서, 회사를 그만두면 하고 싶은 일이 많다.
온전한 휴식, 커리어 관리, 개인적인 꿈으로 구분된다.
퇴사 후 하고 싶은 것들
1. 온전한 휴식
길게 휴식하면서 직장생활동안 망가진 몸과 마음을 수습하고 싶다. 푹 쉬면서 몸의 긴장과 스트레스를 줄이고 필라테스, 요가처럼 도전하지 못 했던 운동을 해보고 싶다.
앞으로 살아갈 날을 생각해볼 때 결혼하지 않은 지금이 자유롭게 퇴사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일 것이다. 마지막 자유가 주어질 것이므로 평소 관심이 있었던 해외 건축 답사를 다녀오고 싶다. 스페인, 스위스, 북유럽, 일본의 유명 건축물을 돌며 그 느낌을 사진과 글로 남기고 싶다. 국내에서는 제주도 올레길이나 해안선을 따라 걷는 해파랑길 등을 걸으며 미래에 대해 사색하고 싶다.
2. 커리어 관리
현재 일의 비전이 불분명하고 적성에 맞지 않으므로 새로운 업종으로의 전환을 시도하고 싶다. 평소 책과 영화, 공간과 건축물 등 컨텐츠에 관심이 있는만큼 신규 컨텐츠를 소개하는 매거진이나 출판사 일을 해보고 싶은 생각이 있다.
인공지능이 각광받는 시대이므로 챗GPT 등 AI기술을 접목한 AI 툴 사용법을 따로 배우려고 한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코파일럿 프로그램부터 그림, 영상 편집 툴을 배워 업무 스킬을 몇단계 업그레이드시킬 것이다.
3. 개인적인 꿈
40대가 넘어 돈을 어느 정도 모으면 개인책방을 열 것이다. 개인 소장 책들과 그동안 다녔던 전시회의 도록, 여행지의 사진을 진열해 개인 책장을 만들고 인테리어를 한 뒤 북클럽과 북토크를 정기적으로 열어 사람들과 소통할 것이다.
커리어에서의 경험이 쌓이면 내 책을 하나 써 볼 것이다. <에디토리얼 씽킹>처럼 내 업종에서의 직업관과 노하우를 밀도있게 요약한 책을 한 권 쓰고 싶다. 이 직장에서 고생을 하며 얻은 것이 있듯 다른 직장에서도 얻은 인사이트와 노하우를 잘 다듬으면 짧은 책 한 권 정도는 집필할 수 있을 것이다.
개인적인 소망들이다. 이 일을 회사를 다니면서 할 수는 없을까. 회사에 다녀와서 저녁먹으면 쉬어야 하므로 그럴 일은 없을 것이다. 회사에서 에너지를 90% 쓰고 남은 에너지로 개인적인 목표에 집중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블로그나 부동산 입지 강의를 하는 여느 강사처럼 밤을 새고 휴식시간을 없애면서까지 1~3번의 내용을 하기는 불가능하지 싶다. 우리는 저마다 삶의 속도가 다르니까.
공부든 취업이든 일이든 늘 뭐라도 해야 하는 쳇바퀴 같은 삶에서 벗어나 몇 개월간 방학을 보내면서 위 내용들을 하나씩 경험해보고 싶다. 중간점검을 해봐야겠지만 위 리스트들을 지킨다면 퇴사 이후에는 더 나은 사람으로 거듭날 것이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