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차를 타고 지나가는데 시청 앞에 돈가스 집이 사라지고 다른 빵가게가 들어선 것을 보았다. 그곳엔 버젓이 빵가게가 차려져 있지만 내 기억 속에는 생생하게 그 돈가스 가게 할머니가 있었기에.. 가게가 사라진 것을 본 그 순간 묘했다. 사실 그때만 해도 위태롭기는 했지만 그래도.. (할머니 건강이 계속 안 좋으셨던 것이다) 여전히 앞날이 존재하는 나로서는 그 당시에 깊이 생각지 못했던 것 같다. 삶이 한창인 이에겐 마지막 앞날이란 게 그리 예민한 것은 아니기에. 그리운 사람, 익숙했던 사람 혹은 친하진 않아도 늘 보던 사람들이 어느 날 하나 둘 사라지는 게 나에게는 익숙지 않다. 슬프기도 전에 묘하다. 무엇이 사람의 인생을 불완전하도록 느끼게 만드는 건가. 영원이라는 비현실적 관념은 너무나 역설적이게도 영원할 수 있도록 죽음을 강요한다. 한 편의 영화가 그 장면에서 끝나 그것으로 영원인 것처럼, 우리의 인생도 어느 순간 영원해지도록. 그래서 인생의 끝이 극도로 두려운 것은 살아남은 자들이다. 부재를 지켜보는 자, 마지막 순간까지 그것을 받아들여야 하는 당사자. 무엇보다 그 부재를 가지고 슬퍼하며 이 악물고 살아가는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