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문학은 자기 자신을 파멸시키지 않으면서 자유하게 만드는 것, 그러면서 스스로를 파멸시키게 되는 것, 혹은 그래야만 하는 것, 그렇게 됨으로써 오히려 파멸 당하지 않을 존재로서 존재하게 되는 운명성이 주어지는 것,
2. 인간이 알 수 없는 것은 '믿음' 이다. '믿음' 이야 말로 영원히 비밀로 남아버리는 것 중 하나다. 믿음은 온전히 표현할 수 없기에 불신과 늘 붙어다니지만, 그러면서도 인간은 믿음, 그 자체를 갈구하는 지속적인 본능 없이는 살 수가 없다. 이것은 사랑에서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3. 선악과에는 뱀이 반드시 필요하다. 악으로부터 유혹 당할 수 있기에 인간이다. 악은 인간이, 인간임을 증명한다. 그러나 뱀이 결코 인간일 수 없듯이, 악 그 자체가 인간이 될 수는 없다.
마치 봄 날 같은
겨울 햇살이 한 낮의 뜨거운 여름처럼 보일 때도 있고
여름 햇살이 이른 봄의 풋풋한 빛처럼 보일 때가 있다.
그것은 빛이 저마다 인간이 가진 영혼을 투영하기에 가능한 것이다. 빛과 바람은 신을 닮았다. 얼마 전 햇살이 그러했다. 새학기가 시작될 때 3월 초의 서늘함과 불안한 초록빛이 아지랑이처럼 어려 있는 그런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