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LIM YI NA
Aug 27. 2023
멀리서 심수봉의 '사랑밖엔 난 몰라' 가
들려오는 늦여름의 저녁
구근처럼 부풀어오른 인공 달은
다리 위에서 오래 전 낡아버린 유행가를 듣는다
꽃가루처럼 물위에 흩어진 빛의 망상은
버려진 해골같은 어두운 풀 속을 부드럽게 가로지른다
이 날을 언제나 기다렸어요
서러운 세월만큼 안아주세요
그리움 바람처럼
사라질까봐
사랑하다 헤어지면
다시 보고 싶고
초라한 저녁을 메우는 노랫 가사가
안개처럼 싸여간다
나는 도시의 퇴색한 대기를 들이키며
비틀린 추억을 떠올린다
08 26 2023
좋게 봐주셔서 감사한 분들. 세상의 허위적 시선이나
내가 갇힌 현실에 개의치 않고 나아갈 수 있게끔 한줄기 빛과 같은 말의 기억을 주셔서 고마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