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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IM YI NA Apr 03. 2024

알베르 까뮈의 배교자

   



 알베르 까뮈의 배교자는 한 남자가 믿던 종교를 배반해버리고 미개인들이 산다는 오지로 떠나 본인이

그들을 개종 시켜서 군림하고자 길을 나섰다가 오히려 그 오지의 무당과 그 무당을 섬기는 사람들에 의해 고문을 당하고 죽게 된다는 내용이다. 

주인공은 태어난 고향에 대해 이렇게 묘사한다.


" 매우 춥고 지겹도록 서늘하다. 그리고 무식한 부모들..."


그는 이러한 가정 환경에서 벗어나고 싶어했고, 그런 그를 딱하게 여긴 천주교 선교자가 그에게 태양에 대해 일러주고 그를 보살펴 준다. 그 선교자는 이렇게 말한다.


"천주교는 곧 태양." 이라고...


이는 무엇을 뜻 하는가? 한 인간이 가장 갈망하는 것을 빌미로 들어서 그를 개종 시키고자 하는 수작인 것이다.

태양은 곧 메시아를 뜻한다.


망상인지 실제인지 알 수는 없으나.. 그는 자신의 혀가 잘린 것이라 계속 라아, 라아 라고 비명을 지른다.  리고

선교자들을 죽이고 부모들도 죽여야 한다고 발악을 한다.


또, 그에게 선한 마음이 있다고 말하는 선교자에게 반항한다.


"나에게 선한 마음이 있는 것이 아니라, 썩은 포도주만이 깃들어있노라고."


어느 날, 그는 어느 늙은 신부님의 해주는 오지 이야기에 귀가 솔깃해진다.


그 오지는 매우 폐쇄적이고 위험한 곳이어서 한 번 그곳으로 가서 선도 활동을 하다가 죽어서 돌아온 사람이 한 두명이 아니라며... 그곳에 가면 잔인하단 말로는 부족할 정도로 인간을 후려치는 고문을 행하다가 죽인 다는 이야기...


주인공은 그 이야기를 듣고 오지로 가서 본인이 선교 활동을 해보이겠다며 설친다.

다른 천주교 인들이 너는 아직 어리고 부족하니 경험을 더 쌓고 가라고 극구 말려도 그는 그들을 개종 시킬 수 있다는 오만함을 갖고서 그 곳으로 떠난다.


그러나 결과는 그들의 고문에 결국 당하고 죽고 만다.


이 소설은 대립성이 강하다.


천주교와 무당 / 태양과 서늘한 비 / 사랑과 폭력


어떻게 보면 무당이란 천주교 입장에선 배교자들의 무리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그들은 주님이 아니라 자신만의 신을 섬기는 사람들이니까.


그리고 무엇보다 그 오지의 날씨.


천주교는 태양이라고 묘사한 것 처럼, 오지에 가기 전에 있던 공간의 날씨는 매우 덥고 습해서 짜증이 난다고 묘사되어 있다. 그러나 오지의 날씨는 서늘하고 어둡고 비가 내리는 곳이라고 묘사되고 있다.


그리고 천주교인들이 그를 돌봐주었다면 오지의 세계는 무자비한 폭력의 세계에 지나지 않는다.


알베르 까뮈는 대립적 묘사를 통해 이 세계에 존재하는 부조리의 이면을 상징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절대적 권위를 지닌 주님을 섬긴다고 하지만, 사실 인간들은 자신만의 신을 섬기고 있다는 것.


그리고 오지의 세계에 대해 그가 묘사한 부분에서


" 그 어둡고 서늘한 밤이 오직 나를 구원해준다." 라는 표현에서


그가 그토록 갈망했던 "태양(천주교)"는 사실 허상이며, 인간은 오히려 오지에서의 어둠에서 자신의 진실한 의식을 구원해낼 수 있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인간 내면의 어둠만이 덧 없다는 의미로 귀결이 된다.


그리고 사랑과 폭력.


천주교 인들은 겉으로는 그를 구원해주고 돌봐주었으나 사실 실질적으로 그 이면에는 인간의 정신을 압도하고자 하는 정신적 폭력이 존재한다는 것을 오지 세계에서의 고문을 통해 드러내고 있다.


그러므로 알베르 까뮈 주인공을 그 오지로 보내 잔혹한 고문으로 죽인 것은 부조리를 회피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반항에의 의지로 해석이 가능하리라.


"사막이 너무나도 고요하구나! 벌써 밤이구나, 아무도 없다, 목이 마르다, 아직도 기다려야 하나, 도시는 어느 쪽인가, 멀리서 들려오는 저 소리, 어쩌면 승리를 기뻐하는 병사들? 아니, 안 되지, 설사 병사들이 이겼다 치더라도 그들은 그리 충분히 간악하진 못하니까 다스릴 줄도 모를 거야, 또 더 훌륭한 사람이 되력 노력해야 한다는 말이나 하겠지, 그렇게 되면 여전히 수백만의 인간들은 선과 악의 사이에 끼여 영원히 찢긴 채 어쩔 줄 몰라하고, 오오, 우상이여 어찌하여 나를 버렸나이까? 만사는 끝났다, 목은 마르고, 몸은 화끈화끈 다는 구나, 더욱 캄캄한 밤이 이 두 눈에 가득 찬다."


"선이란 한갓 몽상이요, 끊임없이 뒤로 미루면서 기진맥진 노력하여 추진하는 기획이요, 결코 도달할 수 없는 한계이니 선이 지배하는 세계란 불가능한 세계다. 오직 악 만이 끝장을 볼 수 있고 절대적인 지배를 실현할 수 있는 것이다. 눈에 보이는 왕국을 세우려면 바로 그 악을 떠받을어야 한다. 오직 악만이 현재다. 유럽도, 이성도, 명예도, 십자가도 때려 부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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