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아인이

유기견 오월이와의 첫 만남

by 생각여행자


검역관이 아인이 목 뒤에 삽입된 마이크로칩을 인식하고 아인이의 성별을 확인하기 위해 다가왔다. ‘삑’하는 소리와 함께 아인이의 목 뒤에 있는 마이크로칩이 인식되었다. 불현듯 아인이와의 첫 만남이 떠올랐다.




“여러 번 파양을 당해 상처가 많은 아입니다. 신중하게 생각해보고 결정해주세요”


2017년 8월

아인이와의 첫 만남은 무더운 여름, 한 애견카페에서 시작되었다.

“저 아이예요”

나는 카페 직원이 가리키는 쪽을 바라보았다. 그 작은 강아지는 기저귀를 차고 하염없이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는데, 창밖을 보는 작은 어깨와 뒤통수가 너무나 왜소하고 고독해 보였다. 많이 울었던 탓인지 눈에는 짙은 눈물자국이 선명했고 사람들의 손길을 피해 창가 의자 밑으로 자꾸만 몸을 숨기려 했다.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었을까?


몇 년간 유기견을 입양을 희망했지만 연이 닿지 않아서였는지 언제나 시간이 어긋나 한 발 늦은 되었다. 아무래도 아인이와 나의 연이 닿으려는 모양인 것 같았다. 아인이는 내 눈 앞에 있었다. 우리 둘의 시간이 교차한 것이다. 아인이는 사람들에게 등을 돌리고, 나와도 오래 마주하지 않았지만 나는 이미 아인이가 더 이상 눈물을 흘리지 않도록 행복하게 해 주겠다고 굳게 마음먹은 터였다. 오랜 시간을 지켜보다가 아인이가 많이 지쳐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더 이상 고민할 필요도, 지체할 필요도 없었다. 약속한 대로 다음날 바로 병원에 동물등록과 예방접종을 하러 갔다. 마이크로칩을 삽입한 뒤 나는 아인이를 조용히 쓰다듬었다.

아인이의 목에 삽입된 마이크로칩은 이 아이를 평생 책임지겠다는 다짐과도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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