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과의 만남은 행운이다
“당신, 복 받았네요 you are very lucky”
우피치 박물관 앞에서 함께 이야기를 나누던 대학생이 작별인사를 하고 길을 가다가 돌아서서 외친 말이었다. 그 말을 듣던 순간 나는 내 곁에 서있는 자그마한 이 아이를 내려다보았다. 해맑은 표정을 하고는 내 곁을 지키는 아인이의 모습과 그녀의 말에 가슴 한편에서 표현할 수 없는 어떤 울컥하는 벅참이 숨 턱까지 올라왔다. 그동안 사람들이 무심히 건네는 '좋은 일 하시네요!’, ‘아인이가 복 받았네!’, ‘좋은 주인 만났네!’라는 말들을 들을 때면 칭찬임에도 불구하고 어색하고 불편하게만 느껴졌다.
꽤나 단조로운 내 삶을 꽃피운 아인이. 이 작은 존재를 만난 후로 나는 샤워를 할 때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아인이를 만나 행복해진 하루하루. 복을 받은 건 나였다. 우리는 서로에게 행운이었던 것이다.
그녀의 말에 몸에 맞지 않은 옷을 입은 것만 같은 한국식 칭찬의 불편함이 해소되는 것 같았다. 지구 반 바퀴를 건너 내 마음을 이해하는 한 사람을 만난 것 같았다. 낯선 이라도 상관없었다. 오늘 처음 본 그녀가 먼발치에서 던진 말은 정확히 내 마음을 관통하고 있었다. 도시 전체가 우리를 따뜻하게 안아주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