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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각여행자 Apr 04. 2022

MBTI를 좋아하는 이유

INTJ 의 일기


아마 지금의 30대 중반 내 또래였던 친구들은 어린 시절부터 착하게, 친구와 싸우지 않고, 선생님 말씀 잘 듣고 열심히 공부해한다는 말을 매일 듣다시피 해왔을 거라 짐작한다.


이런 바람직한 말들은 언뜻 들어보면 쉬운 것들 처럼 느껴진다. 처세술을 익힌 성인이  사람들에게는 이런 요구가 쉽게 느껴질  있겠지만 본능에 충실한 어린아이들에게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성인이라면 그간 갈고닦아온 사회생활의 노하우를 통해 페르소나, 이를테면 사회적 가면을 사용할  있다. 하지만 이런 방식으로 원만한 사회생활을 함에도 불구하고, 타인과의 접촉에 따라 발생하는 불편함이라든지 불만감이 전혀 생기지 않는 것은 아니다. 다만 페르소나에 가려 겉으론 드러나지 않을 , 타고난 기질이 전혀 발현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하물며 성인도 이러한데, 사회생활을 익히지 못한 어린아이가 어른들이 요구하는 바람직한 생활을 제대로 실천하기란 쉽지 않다. 어떤 상황에선 친구들과 다투기도 했고, 경우에 따라 선생님의 말을 듣지 않기도 했으며, 공부에 열중하는 대신 다른 공상을 하기도 했다.

나는 성장하며 각종 고민에 사로잡혔었는데, 가령

 나는  남보다 예민할까?’
 공부가 이토록 싫을까?’ ‘선생님이 부당하더라도 말을 잘 듣는 것이 바람직한 것인가?’, ‘다툼을 피하는 것이 정답일까?’ ‘억울해도 참았어야 하는가?’

등과 같은  없이 많은 고민을 하며 하며 스스로를 자책해왔다.  모든 생각들이 어쩌면 어린 시절 성장기 때 경험하는 것들이라 생각될  있겠지만 이런 사회적 요구와  자아의 충돌은 30대가 되어버린 나의 내면에서 아직까지도 지속되고 있다.


 나는 가끔 스스로에게 ‘ 그렇게 피곤하게 살아?’라고 묻곤 한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굳이 일찍 일어나 아침 일찍부터 하루를 시작한  자신을 홀로 대견해하면서도 일찍이 피로에 찌들어버리는 패턴을 반복하는 알다가도 모를 신기한 성격에 스스로 녹다운되어버리기도 . 그러다 보면  자신을 바꾸는데 어마어마한 에너지를 투자하게 되는데,  모든 노력을 하지 않아도 될만한 이유가 생겨버렸다.


그건 바로 MBTI. MBTI 검사를 통해 나는 INTJ 나의 성향을 보게 됐다. 검사 결과가  성향과 99% 일치했고, 내가 그간 품어왔던 완벽하지 못했던  성격이 타고난 것임을 깨닫게 됐다. 애당초 성격이 이렇게 생겨먹은 거였다. 남들보다 다소 까칠하고, 다수의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보다 돈독한 소수의 친구와 소통하고, 나만의 시간을 즐기며 지내는 것이 좋은 성격. 어찌 보면 사회성이 결여된 것 같은 모습은 하나의 유형일 뿐, 잘못된 것은 아니었다.


내가 MBTI 좋아하는 이유는 ‘내가 원래 이렇게 생겨먹었구나’ 하고 받아들여  자신을 자책할 시간을 덜어주고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게 해 주기 때문이다. MBTI  마음의 짐을 덜어주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검사 결과만을 믿고 나의 모든 행동에 당위성을 부여해선 안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 나는 MBTI   유형이기 이전에 인간이며 인간은 끊임없이 발전하며 성장하는 존재이기에.  사회의 구성원인 이상 생겨먹은 대로만  수는 없지 않은가. 그러니  자신을 돌아보며 자기 발전을 꾀하되 MBTI 통해  자신을 이해하고, 스스로를 자책하는 일은 줄여야겠다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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