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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각여행자 Aug 22. 2022

코로나블루

강아지가 우울증에 걸렸다!

"아인이가 갑자기 먹지 않는다고?"


무언가 큰 문제가 생긴 게 분명했다. 먹는 것이라면 뒤도 안 돌아보고 질주하며 즐거워하던 아인이가 음식을 먹지 않는다는 건 말이 되지 않았다. 반려견은 심각한 컨디션 저하가 오면 음식을 먹지 않기 때문에 혹시 아인이에게 심각한 문제가 생긴 건 아닌지 걱정이 됐다. 게다가 꼬리마저 흔들지 않고 매사에 심드렁하다는 건 보통일이 아님에 틀림없었다. 그렇게 나는 방문을 열고 나갔다.


'어라? 아무렇지 않잖아?'


아인이는 여느 때와 다름없이 꼬리를 치며 신나게 뛰어왔고, 주는 간식도 냉큼 받아먹었다. 아인이의 변 상태나 활동하는 모습을 아무리 살펴봐도 특별히 문제 될 것 없어 보였다. 이런저런 원인을 분석해본 끝에 찾아낸 원인은 바로 "코로나"였다.

 




며칠  즐거운 우리 집에 불청객인 코로나가 찾아왔다. 아무리 열심히 피한다고 피해지는 것이 아닌  같았다. 확진판정을 받은 나는 정신없이 필수품을 챙겨 방에 들어가 문을 걸어 잠그고 들어갔다. 남편은  후로 아인이가 달라졌다 했다. 방문 앞에서 한숨을  쉬며 앉아있었다고 한다. 간식을 많이 주는 아빠 바라기인 아인이가 아빠가 주는 간식도 마다하고 방문을 지킨다는 것은 예상조차 하지 못한 일이었다. 코로나도 집안의  일이었지만, 코로나에 버금가는 우리 집의  일은 '아인이의 우울감'이었다. 그래서  가족이 단체 톡방에서 아인이의 정신건강을 위한 심각한 대책회의를 했다. 친정부모님께서 아인이를 데려가겠다고 먼저 자원하고 나서셨다. 워낙에 아인이를 예뻐하셔서 당연히 아인의 웰빙이 보장돼있기 때문에 아인이를 위한 좋은 대안이긴 했지만 짧은 격리기간에 비해 너무 번거로웠기 때문에 반려됐다.  번째로는 '산책 자주 가기'였다. 음성 판정을 받은 남편은 아인이 뿐만 아니라 아이를 보고 있었기 때문에 아이를 두고 아인이 산책을 나갈 수가 없었는데, 그이는 저녁에 아이가 잠든  아인이를 데리고 산책을 나갔고 아이가 울면  안에서 울음소리를 듣고 내가 전화를 하기로 했다. 다행히 아이가 곤히 잠들어 아인이가 마음껏 산책을   있었지만 그것만으로도 아인이의 표정이 좋아지지 않았다.  번째로는 '간식 자주 주기' 있었는데, 평소에  주지 않던 간식을 주어도 냉큼 낚아채 , 먹는 찰나인 5 동안 황급히 먹기 바빴을   후로 즐거워하지 않았다고 했다.


남편과 아이가 병원에 신속항원검사를 하던 , 아이가 코로나 양성 판정을 받았다는 연락을 받았고,  홀로 격리가  이상 무의미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나는  밖으로 나와 집안 구석구석을 청소했다. 정리하는 내내 아인이의 모습은 평소와 다를 바가 없었다. 아주 즐거워 보이지는 않았지만, 적어도 우울해 보이지는 않았다. ‘내가 나와서 그런가?’ 남편이 아인이에게 얼마나 정성을 들였는지 냉장고에는 남편이 새로 만든 아인이용 간식으로 가득했다. 이윽고 남편이 아이와 함께 집에 돌아와 함께 모여 식사를 하는데, 아인이가  어느 때보다 기뻐 보였다. 그이의 말에 따르면 아인이가 간식을 먹고 산책을 가는 것보다 가족이 모두 함께하는 것을   기쁨으로 느끼는  같다고 한다. 비록  가족이 코로나를 앓게 됐지만, 벽을 두고 대화하는 것보다 함께하는 것이   위안이 되는 것은 사실이니까.  가족이 함께하는 것을 누구보다도 기뻐하는 반려견 아인이는 진정한 우리의 가족이다.


코로나가 우리 가족을 다시 갈라놓는 날이 없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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