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음수대의 비밀

모두를 위한 배려

by 생각여행자


이탈리아 거리를 걷다보면 곳곳에 설치된 음수대에서 물을 마시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다양한 모양을 하고 있는 음수대에서는 정화된 물이 나오기 때문에 마셔도 안전하다고 한다. 음수대는 오래된 분수대나 오래된 건물 벽 사이, 그리고 오래된 돌길 위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데, 신기하게도 음수대가 낮은 위치에 설치되어있다. 이탈리아의 반려견들은 낮은 수도관에서 흘러나오는 물로 목을 축이곤 했다. 그 모습이 담긴 사진은 내가 이탈리아의 반려견 문화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이기도 했다. 사람뿐만 아니라 키 작은 동물에게도 물 한모금이 제공되는 곳, 이곳에는 배려의 역사가 뿌리 깊게 박혀 있었던 것 같았다. 처음에는 마시기 꺼림직 했지만 시간이 지나니 그 물이 반가웠다. 아인이의 물그릇에 물을 따라주면서 배려의 역사가 깃든 수도관이 기나긴 세월이 지난 지금 우리의 갈증을 덜어주고 있다는 사실에 마음이 따뜻해졌다. 그 옛날의 설계자는 동양인 여자와 반려견이 이탈리아에 놀러와 이곳에서 물을 마시리라고 상상이나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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