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그러니 우리 딱 그만큼만

《 I ME ART 》 2025.03.22.

by 김미애


나만 잘하면

다 될 거라 여긴 거다.

나만 더 해내면

된다고 생각했지.

그래서

내가 무얼 해야 할까만

고민한 것이다.


오로지 혼자 해오던

모든 것들의 잔해는

무겁고 무서웠겠지.


열아홉 아들의

모진 말들은 비수가 되어

그녀의 가슴에 박혔다.


그렇게 밤새

멍든 가슴을 안고

다음 날 아침

내 앞에 앉았다.


일 년 전,

아무리 힘들어도

다시는 생을 놓지 않겠다던

아들과의 약속,

아들이 던진 비수로도

끊을 수 없던 그 한마디.


그렇게

남은 힘을 끌어모아

내 앞에 앉은 그녀에게

나는 더 힘내자고

말할 수 없었다.


힘내지 마시라고,

이제 더는 혼자

다하려지 말자고,

도움의 손을

내밀 수 있을 만큼만

그만큼의 힘이면

충분하다고.


남은 힘을

모두 혼자 써버려서

눈앞의 손길조차

마주할 수 없게는

하지 말자고.


그러니 우리

그만큼만 살아내어


2주 후에

다시 보자고 했다.



-2025.03.22. IME ART. 김미애.







keyword
작가의 이전글백지장도 백만 장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