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애의 사유》 2025.03.13.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는데
나는 왜
두 손 두 발 다 써가며
혼자 해내려는지
나의 아이는
굳이 나와 같지 않기를
바라면서도
결국 혼자
감내하기를 물려주고
아이가 든
백지장은
백지 한 장의 무게가 아니었다
아이의 두 손 두 발과
엄마의 두 손 두 발로는
버거운 것
이제야 다른
손도 발도 찾아
맞들기를 청하니
백지장이 아니라
백만 장도 들 수 있을
든든함
아이에게도 나에게도
혼자 감내하는 것이 아닌
함께 겪어내는 것이
필요했음을
무겁게 배운다
이제 우리
맞들며 살자
너와 나뿐 아니라
다른 누군가와도
ㅡ2025.03.13. 김미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