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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Y et Sep 22. 2018

극과 극인 세상

역시 가장 어려운 건 "Normal"이라는 단계인가.

또다시 내 마음이 변덕을 떨고 있는 걸까?

아님 정말 세상이 나에게 극과 극인 상황들을 억지로 만나게 하며 내 정신을 이렇게 흔들어 놓는 걸까.

백수일 땐 그렇게나 일하고 싶어서 안달이더니 이젠 끊임없는 야근에 또다시 우울함이 찾아오고 있었다.

사고 싶은 건 항상 넘쳐나고, 효도도 하고 싶고, 하고 싶고 즐기고 싶은 것들도 많다.

사실 돈만 보고 사는 어른들이 싫어서 돈에 집착하고 싶지 않았는데...

그 모든 걸 이루어 내려면 역시나 돈이 필요했다. 그래서 돈이 정말 벌고 싶어 졌다.

다시 마음 가다듬고 신입의 마음으로 돌아가려고 노력했다.

그냥 나에게 이 "직업"이라는 기회를 다시 주게 해줘서 감사하게 생각하려고 했다.

그런데 1달 만에 다시 멘붕이 오기 시작했다.

일주일에 40시간이라는 법이 만들어졌다는 것을 처음으로 들었을 때, 마냥 기뻐했었는데...

막상 대부분의 기업들이 잘 지키지 않는 게 현실.

모두 대충은 예상을 하고 들어왔는데, 분명 멘틀 준비를 단단히 하고 들어왔다생각했는데, 벌써 지치고 있었다.

라벨은 너무 높아만 보이고 너무 멀어져 보인다. 또다시 옮겨야 하는 건가. 아직 버텨야 하는 건가.

아무도 답을 주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나는 머릿속으로 내면적 갈등을 하고 있다.

사실, 쉬운 일이 어디 있으리? 그런데 이렇게 계속 나 자신을 괴롭히며 사는 게 정상인진 모르겠다.

어쩌면 "괴롭힌다는 것"이 너무 심한 말일 수도 있지만,

행복하지는 않다는 것은 팩트인 것 같다.


사실 아직까지 모든 것(좋은 복지, 좋은 사람 등)을 갖춘 곳에 가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지만,

내가 모든 것을 잘 지니고 있는 곳에 갈 "준비"가 된지도 모르겠다.

여기서 준비라는 것은 내 실력, 경력 등..

그래서 그냥 지금 참아내려고 하는 중이다.

그런데 참 아이러니하게도 일보다 "잠"때문에 스트레스를 더 받고 있었다.

일은 아직 아주 익숙지 않아도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것에, 또한 미래를 위해 나 자신을 준비하는 것에

나름 희열이 있었고 내가 업그레이드되고 있는 것도 차히 느끼며 뿌듯해하있었다.

하지만 늦게까지 일하고 집으로 와서 바로 뻗었는데도 잠이 부족했다.

남들보단 집이 회사에서 가까운 편이라 나름 시간을 더 가진 편이었지만, 그래도 수면부족이었나 보다.

더더욱 멍 때리는 순간이 잦아졌고, 나도 내 지금 표정이 어떤지 잘 모르겠고 생각할 여유조차 없어졌다.

사실 가끔 제일 무서웠던 건 저녁 10시 넘게 일할 때마다 한쪽 귀가 갑자기 안 들리고

다른 한쪽 귀에서 삐-하고 이명이 들릴 때였다.

운동하다 한번 쓰러져본 기억이 있어서, 쓰러지기 직전에 느낌을 아주 잘 안다.

그래서 그 느낌의 절차가 가까워질수록 걱정이 쏟아진다.

그리고 바로 그 후로 지금 내가 처해있는 이 상황 때문에 스스로가 한없이 초라하게 느껴지게 된다.

나 자신이 짠하게 느껴지고, 급 우울해지는 내가 제일 싫어하는 이 기분.

다시는 느끼고 싶지 않은 이 기분.

하지만 쉽게 빨리 떨어지지 않는 이 지독한 늪 같은 기분.


열심히 데드라인 지키려고 저녁 5시에 시킨 일 다음날 오전 중에 꿋꿋이 모두 끝냈지만

칭찬은커녕 찜찜한 말만 듣게 되었다. 그래, 사실상 회사라는 곳이 학교처럼 칭찬을 제때 받는 곳도 아니지.

그 찜찜한 말은 내가 일할 때와 웃는 얼굴과 너무 극과 극이라는 것이었다.

사실 윗분께서 이 말씀을 하실 때 웃으면서 말씀해주셨지만, 하루 종일 찜찜했었다.

왜냐하면 전 직장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사실, 화난 무표정을 가진 사람들은 이것에 무척이나 공감할 것이다.

어떻게 사람이 항상 웃고만 있을 수 있나? 특히나 저질체력인 나에겐 역부족이었다.

수면부족과 건조한 눈이 더해지면서 일할 때 웃으며 일할 수가 없었다.

이것도 사회생활 중 중요한 한 일부이었겠지만,

바로 전날에 집에 저녁 11시에 도착하여 바로 다음날 아침부터 표정관리란... 아직 나에겐 어려운 것 같다. 하지만 나도 나름 노력하고 있는 중이다.

최대한 찡그리지 않은 얼굴의 무표정으로...

그런데 그것조차도 "웃는 표정"이 아니라서 안좋아보이셨나보다.

그래도 나에게 업무를 주실 때마다 최대한 활짝 웃으며 대답했었는데...

정말 말 그대로 너무 격차 나게 표정을 보여주었나 보다. 중간이 항상 정말 어려운 것...


역시 사회생활은 가장 어렵다. 특히 인간관계 때문에.

꼭 회사엔 맘에 안 들거나 맘에 안 맞는 사람 한 명이 있다. (한 명 만이라면 그것이라도 천만다행이다.)

아무리 부처의 마음을 가지려고 노력해도 참을 수 없는 사람이 꼭 있다.

지금 회사도 정말 착한 사람들이 많지만, 회사에 있는 시간이 늘어날수록

나를 싫어한다는 느낌이 오는 사람이거나

피하고 싶은 사람이 점차 보이기 시작하기 마련이다.

스트레스 최대한 받지 않으려던 나만의 방법은 그분을 최대한 안 마주치려는 것이다.

특이한 점은 꼭 내가 싫어하는 분은 나에게 지나치게 너무 관심이 많다는 것이다.

다르게 생각한다면 그분이 나에게 가까워지고 싶다는 모습을 보여주고 계신 것이다.

그런데 그 "방법"이 나에게 맞지 않았다는 점. 무척 부담된다는 점.

나에게 무척 긴장되는 첫날에 퇴근시간을 농담으로 거짓으로 알려준 분이 있었다.

그래, 나에게 장난치며 친해지고 싶으셨나 보지 하며 넘기려고 했다.

그런데 내가 사람에 대해서 참을 건 다 참아도 참기 힘든 것은 "말투/대화의 태도"이다.

그분은 맨 윗분에게서부터도 전화받을 때 말투가 거칠다는 지적을 받아온 분이셨다.

그래서 그냥 이분은 그런 분인가 보다 하고 그러려니 하려고 했지만...

그분과 함께 일하며 정말 말투만으로도 이렇게 스트레스를 줄 수 있구나라는 점을 깨닫게 되었다.

특히, 일에 대한 조언이나 피드백을 받을 때 "거저먹으려는 것이냐"하고 농담반 진담반을 할 때...

세상 귀찮아하며 본인이 줬던 일을 체크할 때. 그런데 막상 정말 도움되는 말씀은 하나도  주시지 않았을 때.

그분은 "자기 일"만은 정말 잘 해내는 능력자 일지 몰라도, 과연 그 직급에 다방면으로  "능력"이 좋으신 분일까? 바로 밑의 직원분들도 모두 챙기지는 못한다 하더라도, 자기 일만 챙겨하고 싶으시다면 그냥 사원이 되는 게 나을지도... 왜냐하면 그건 자기 직급에 포함된 또 다른 "업무"를 피하려고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것은 자기 직급에 맞지 않는 직급을 가진 것이나 다름없다. 덕분에 느끼고 배운 점이 생겼다.

아, 나는 정말 저 직급에서 저런 사람이 되지 말아야지. 또 하나 알려주셔서 참 감사하다.

계속해서 나는 최대한 티 안 나게 그분에게서부터 피해 다닐 것이다.

하지만 다가오시면 영혼 없는 웃음으로 끝.

이것이 나만의 서바이벌 방식. 하하.


난 사실 발라드를 좋아했었다.

그런데 요즘 출근길이나 퇴근길에 잠을 깨려고 힙합/랩만 듣는다.

진심 기리보이 님을 한 번이라도 가까이 뵙게 된다면

매일을 버티게 해줘서 감사하다고 악수를 건네주고 싶다.

그리고 나에겐 절대 듣지 말아야 할 좋은 곡들이 몇몇 있다.

바로 "미생"드라마에서 나온 ost 대부분과 "수고했어 오늘도"라는 곡이다.

모두 잔잔하고 내가 좋아하는 멜로디들이다 하지만 난 끝내 듣지 않는다.

아니 듣지 못하겠다. 왜냐하면 감정이 격해지기 쉽기 때문이다.

월래도 잘 울지 않는 내가 괜히 감동을 받거나 격하게 공감되는 곡을 들으면 이상하게도 눈물이 난다.

난 정말로 집 밖에서 우는 것을 스스로에게 용납할 수가 없다.

왜냐하면 한번 눈물이 나기 시작하면 끊기가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 곡들은 아쉽게도 나에게 출근길이나 퇴근길에 금기 곡들이 되어버렸다..


아직도 사회/회사생활은 어렵다. 언제쯤이나 쉬워질까나. 언제쯤이나 익숙해질라나.

익숙해졌을 때쯤이면 나 자신을 너무 잃어버리진 않을까라는 걱정도 온다.

그리고 인간관계에서 피곤함을 느껴졌을 때쯤에 나 자신이 너무 차가워지는 것은 아닌가 걱정된다.

그래도 지금 회사에서 틈틈이 자그마한 칭찬이라도 매일 해주시는 힘을 주시는 분도 계신다.

내가 닮고 싶은 분이 몇몇 계신다. 전엔 전혀 안보였었지만 이곳에선 보인다.

그래서 아직은 조금 더 힘을 내보려고 한다...

사실 오늘의 글은 너무 일에 대한 컴플레인을 쓴 게 아닐까 싶다.

하지만 글을 쓰며 나의 스트레스를 풀게 된다. 나만의 생각도 정리하게 되고.

내 마음을 더욱더 돌부처로 만들고 싶다... 더 단단해지고 넓어진 마음으로 사람 스트레스 좀 덜 받고 싶다.


분명 다음 날 활짝 웃는 얼굴로 하루 종일 일할 힘은 절대 없겠지만...

나만의 방식으로 조금씩 나를 변화시키려고 노력할 것이다.

극과 극인 이 세상에 내 저질체력을 좀 더 키우려고 노력해야 할 것 같다.

결국 다정함, 밝음은 체력 싸움에서 나오는 힘.

사실 나와 잘 안 맞는 사람을 피하는 것이 100프로 좋은 방법은 아니다 하지만

죽을 때까지 같이 일할 분도 아니라면, 그냥 최대한 덜 만나는 게 내 정신건강에 좋을 거 같다.


혹시나 다른 기발한 방법들이 있다면,

사회생활 능숙자분들에게 여러 조언들을 꼭 들어보고 싶다.


그리고 무엇보다 지금 감사하게 여기는 건, 연휴라는 것이다.

직장인들만의 소확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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