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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활자공업소 Dec 04. 2023

혼자서도 책 편집, 할 수 있어요.

14년차 편집자가 풀어내는 편집자 실무 가이드



출판업계를 떠났다가 돌아왔다.


돌아오면서 편집 감각이 꽤 둔감해졌음을 느꼈다.

편집도 기술이다 보니, 안 쓰면 까먹고 녹슨다. 쉽게 말하면, 알긴 알고 그러니 하긴 하는데 자꾸 삐거덕삐거덕한다는 소리였다.

차분히 정리할 필요가 있었다.

정리하자니, 글로 써내야 했고 글로 써내려고 보니 목표가 있어야 할 것 같았다.

그래서 선택한 방식이 연재.

그런데 편집 기술을 정리해 연재해보자, 하고 보니 부끄러웠다.

내가 뭐라고.


정말 편집 잘하고 출판 기획과 편집 한 우물만 판 난다긴다 하는 편집자들이 세상에 많을 텐데, 감히? 내가?



그러던 차에 책 편집 관련하여 강의를 해달라는 요청이 들어왔다.

오랫동안 함께 일한 출판사의 사장님이셨고 새롭게 콘텐츠업을 시작하려는 참이라고 했다.

“하면 할 수 있죠. 그런데 책 편집 강의를 들으려 하는 사람이 있을까요?”

라고 했더니, 독립출판을 하면서도 책 편집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막막해하는 사람들이 있으니

그들을 대상으로 한다고 하셨다.

생각해보니, 담당 저자 중에 한 분도 직접 책을 만들고 싶은데 편집은 어떻게 하느냐고, 종종 연락드리겠다고 했던 기억이 났다.

누군가는 필요해서 찾을 거라고 생각하니, 의미와 방향을 세워야 했다.

무엇보다 명분이 필요했다. 대단찮은 내가 이 주제에 대해 쓰기 위해서는.




내가 편집 기술을 글로 엮으려는 이유는 두 가지.


첫째,

대단한 노하우가 있어서 그런 것이 아니라 그저 길지도 짧지도 않은 내 지난 경력을 정리하는 것.

또 무뎌져가는 편집 감각을 상기하고 새롭게 마음을 다잡기 위해서이기도 하다.

둘째,

편집자를 지향하는 이들에게 어렴풋하게나마 이 일이 이렇다는 큰 틀의 가이드 정도는 되었으면 하는 마음도 있다.

출판업계가 진입하기 어려운 장벽 높은 업계라고 느낀다면 그 장벽을 조금은 낮춰줄 수 있기를 바라는 바람도 덧붙인다.​

이 글모음은 초교지, 재교지, 삼교지, 오케이교 순서로 편집이 진행되는 절차에 따라 흐른다.

편집하는 과정에도 교정지를 보는 것 말고도 여러 가지 업무가 들어가기 때문에 책 하나를 직접 만든다는 생각으로 담으려고 한다.

​가급적 장르별로 내가 아는 만큼은 전달하려 노력했다.

소설, 에세이, 사회과학, 인문학, 경제경영, 외서(번역서) 등 다양한 장르가 있는데, 기본 틀은 같으나 장르에 따라 특히 신경 써야 하는 부분이 각각 있다.

나의 주 분야는 아니더라도 내가 해보지 않았던 장르를 갑자기 맡게 되었을 때, 시작점을 잡을 수 있는 정도로는 다뤄보려 한다.




멋부리지 않고 쓰자고 마음먹는다. 실제로 업계 톱 편집자도 아니고,

책이 좋다는 이유로 출판계에 들어와 어쩌다 지금까지 살아남은 변방의 편집자 무명 씨에 불과하니, 실제로 멋부릴 무언가도 없다.

편집자는 ‘실제로’ 무슨 일을 하는 걸까, 실무가 궁금한 이들에게 작은 참고나마 되었으면 하는 마음도 덧붙인다.

덧붙여 혹여나 편집자이면서도 실제 편집 작업에 대한 갈증이 있는 현직 편집자가 있다면

그 갈증이 이 글로 인해 조금은 해소되기를 원하면서 겸손한 마음으로 편집의 기술을 엮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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