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방학!!
기말고사를 끝으로 3학년 과정을 다 마쳤다.
석사, 박사까지 계속해보고 싶었고 자신도 있었지만, 하다 보니 여기까지 오는 것도 너무 힘들었다.
이번 기말고사를 마치고는 이렇게 홀가분할 수가 없다. 한동안 공부 안 해도 된다고 너무 들떠있는 나에게 작은애가 ‘나는 엄마가 공부하는 거 좋아하는 줄 알았어. 엄마가 공부할 때 제일 행복하다고 했잖아’라고 고개를 갸웃 거린다. 그래, 내가 좋아해서 하고 있는데, 취업하려고 공부하는 건 아닌데…. 이거 뭐가 잘못 됐는데…라는 걱정이 밀려왔다.
여름 방학동안 하고 싶은 것이 많았다. 학기 동안은 너무 바빠서 아무것도 못하고 공부하고 살림하기에 너무 바쁘기 때문에 여름 방학은 정말 계획을 잘 세워서 뭐라도 하나 성취하고 싶었다.
전공과 관련 없는 자격증도 기웃거리고 다른 것도 좀 배워 보고 싶었다. 혼자 이것저것 하고 있으니 남편이 조용히 말한다. ‘다음 학기 내용을 공부하는 건 어때’.
그는 본인의 의견을 얘기할 때는 항상 조심스럽게 얘기한다. 하지만 그의 의도가 보인다. 내가 이 분야를 많이 좋아한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아, 전공분야는 이제 대충 다 알아. 4학년은 새로운 것 배우기보다는 글 쓰는 게 많데. 다른 분야 공부하는 것도 다 도움이 돼’ 하고 큰소리쳤지만 좀 뜨끔했다.
흠…. 재점검이 필요하다.
열정은 온 데 간데없고 학점에 목숨 거는 내 모습을 자주 발견한다.
이건 내가 원하던 모습이 아니다.
처음 언어학을 시험 삼아 1학년 과정(언어학 개론)을 공부하다 너무 재미있어서 계속하게 되었다.
공부하는 시간이 행복했었다. 저녁에 와인 한잔을 따라 놓고 숙제를 하거나 전공 서적을 공부하는 것이 가장 행복한 시간이었다. 2학년 과정부터는 힘들어졌지만 그래도 할 만했다. 3학년 과정에서는 스트레스받기 시작했다. 이해는 되는데 확실하고 명확하지 않은 것들이 많아져서 그것이 참 힘들었다.
체력의 한계도 느낀다. 공부하는 건 그렇다 치고 3시간의 시험을 치고 나면 의자에서 일어나기도 힘들고 눈도 핑핑 돈다. 시험제출 할 때 휘청거리니 내 또래 모습의 교수가 와서 괜찮냐고 안스러워한다. ‘이거 계속할 수 있을까’ 열정보다 체력이 먼저 떨어질 듯하다.
며칠 동안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내가 뭘 원했고 지금은 뭘 원하는지, 내가 뭘 잘하는지, 그리고 왜 하는 지를 다시 생각해 본다.
부지런히 가고 있기는 한데 중간에 목적지를 잃은 느낌이다.
다시 생각해 봐도 언어학은 내가 가장 좋아하고 자신감도 있는 분야다.
그래서 이번 여름은 다음 학기를 준비하면서 그동안 배웠던 것을 나름대로 정리할 생각이다.
학교 도서관에서 책도 좀 빌려놨다.
배운 것을 토대로 내가 하고 싶었던 분야를 정리하려고 한다.
여름도 좀 즐기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