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관, 임신, 그리고 출산까지의 기록 (3)
@난자 채취, 그 후
설거지도 하지 말고 중환자처럼 누워서만 지내라는 선생님의 말씀을 그대로 실천했던 첫날.
물 4리터 미션을 수행해야 했기에 포카리와 물을 옆에 끼고 수시로 마시며 시술 후 반나절을 보냈다.
단백질 보충하려고 소고기도 냠냠. 배는 당기긴 했는데 음식이 안들어가지지는 않더라?!
회사에는 난임치료 받는다고 이야기를 하지 않았고, 혹시라도 나중에 임신했을 때를 대비해서 휴가를 아끼고자 그다음 날 바로 출근을 했다. 배가 계속 당겨서 빨리 뛸 수도, 걸을 수도 없어서 천천히 출퇴근했는데 걸을 때마다 당겼다. 생리통과는 또 조금 다른 느낌.
난자 채취 후 3일째 되는 날 이식을 받으러 오라는 전화를 받았는데, 아직 통증이 남아있어 말씀드렸더니 그럼 진료를 먼저 보고 결정하자고 하셨다. 선생님이 초음파를 보시고는 아직 난소가 좀 부어있다며, 신선이식 대신 일단 동결하고 다음 달에 이식을 하자고 말씀하셨다. 다행히 복수는 많이 차지 않아서 난소 부기만 빠지면 되었는데, 생리가 시작해야 빠진다고 한다. 그래서 다음 진료는 생리 시작 후 3일째 되는 날로! 그리고 채취 후 1주일 동안은 통증이 점점 나아지는 게 아니라 오히려 심해질 수도 있다고 하셨다.
그 말을 들어서 그런 것일까. 진료를 받고 집에 왔는데 오후부터 뭔가 통증이 좀 더 심해진 것 같았다. 그전까지는 당기기만 했는데... 선생님이 말씀하신 것이 이것인가?! 게다가 생각해 보니 변비도 생겼다! 검색을 해보니 변비도 난자채취 후 발생할 수 있는 일반적인 증상으로, 사람들이 많이 마신다는 푸룬주스를 작은 사이즈로 몇 개만 주문해 보았다. (그런데 그다음 날 주스 마시기도 전에 화장실을 가버렸다지)
일주일 정도 지나니 통증은 사라져 갔고, 드디어 생리 시작 3일째 되는 날에 병원 방문.
선생님이 보시더니 한쪽 난소는 정상으로 돌아왔고, 다른 한쪽은 아직 1cm 정도 부어있지만 이 정도는 괜찮다고 하셨다. 그런데 왜 배는 이전처럼 들어가지 않는 걸까요?라고 물었더니 잠시 당황하시는 것 같은 선생님의 동공?
"음... 1cm 부어 보이는 것도 사실은 부은 게 아닐 수 있어요"
"네...?"
"시험관을 하시면 다들 살이 많이 찌신답니다. 생리가 끝나도 안 들어가면 그건.... 살인 거예요"
두둥! 그렇구나... 이것은 부은 것이 아니라 살이구나....
이렇게 내 생애 첫 (그리고 마지막이었으면 하는) 난자채취는 충격적인 결론과 함께 마무리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