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관, 임신, 그리고 출산까지의 기록 (4)
@이식하는 날 - part 1
회사와 난임병원을 병행하는 분들은 알겠지만 어려움 중에 하나는 바로 수시로 휴가를 써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사람들의 니즈를 반영한 것인지 병원에서는 이른 시간에 진료를 시작하는 날도 있는데, 그래서 가장 인기가 많은 예약타임이 무려 오전 7시 30분이 되시겠다. 나도 다행히 7시 30분 예약을 통해 생각보다 많은 연차를 소비하지 않고 병원을 다녔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꼭 반차나 연차를 써야 하는 날을 꼽자면 난자 채취하는 날과 이식하는 날이다.
사실 이식만 하는 스케줄이었다면 반차만 써도 되었는데, 오후에 여러 볼일이 있어 아예 연차를 냈다. 엄마의 건강검진 결과 상담도 동행해야 하고 치과도 가야 했기 때문이다. 거기에 더해 작년 11월에 여행 갔다가 친구 주려고 사 온 에스프레소 잔이 있었는데, 무려 4개월이나 주지 못했어서 마침 근처에 갈 것이기에 친구 카페까지 들르고자 마음먹었던 것.
다시 이식하는 순간으로 돌아가서, 병원에 도착하면 접수를 하고 바로 시험관 센터로 향하면 된다. 금방 끝나고 별다른 통증이 없을 것이라는 걸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에 한결 가벼운 마음이었다. 센터에서 옷을 갈아입고 안내대로 침대에 누워서 차례를 기다렸다. 가끔 보면 이식 전후로 수액을 맞거나 하시는 분들도 있던데 나는 그런 절차도 없었다. '이렇게 멀쩡한데 병원 침대에 누워있자니 뭔가 어색하군'이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이식시간이 다가오고 간호사 선생님들이 이제 이동할 거라고 안내해 주셨다. 지난번 채취 때도 그랬기에 당연히 걸어서 이동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내가 침대에서 일어나려고 하니 침대에 누운 상태로 이동한다고 말씀하시는 것이었다. 그렇게 어쩔 수 없이(?) 누운 채로 이동하는 나. '아픈 게 아닌데 침대에 누운 상태로 이동하다니 매우 어색하군'이라는 생각이 또 들었다.
시술실에 입장해서 나와 남편의 인적사항을 확인하고 이식할 배아를 보여주셨다. 그리고 바로 이식 시술 시작! 이번에는 수면 마취를 하지 않기 때문에 누운 상태에서 배아가 이식되는 과정을 볼 수 있었다. 듣던 대로 오래 걸리지 않는 시술. 잘 이식되었다는 선생님의 말씀과 함께 다시 침대에 누운 채로 원래 있던 자리로 돌아왔고, 아무 느낌이 없었지만 그래도 안정을 위해 잠시 누워있다가 나가야 했다.
(Part 2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