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관, 임신, 그리고 출산까지의 기록 (6)
@이식 후 1주
4월 첫째 주에 배아이식을 하고 한동안은 별다른 특이증상이 느껴지는 바 없이 평범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이식 다음 주에 병원 진료가 예정되어 있었는데, 진료를 이틀 앞둔 밤에 갑자기 배가 찌르는 듯이 아프기 시작했다. 그날 저녁으로 남편과 족발에 막국수까지 야무지게 챙겨 먹고 소파에 앉아 TV를 보며 뻥튀기를 우걱우걱 먹고 있었는데 그래서 갑자기 위가 탈이 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도 그럴 것이 나는 작년에 스트레스로 엄청난 소화불량에 걸려 3-4달 동안 점심때마다 한의원에 갔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소화불량의 시작이 이때와 같은 복부 통증이었다.
아랫배 쪽이 아니고 내 기준 오른쪽 살짝 윗배 쪽이었으므로 나는 당연히 소화 관련이라고 생각을 했고, 다음날 한의원을 가야지 하고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래도 혹시 몰라 아침에 산부인과에 여쭤보았고, 다시 전화를 주신다고 하여 기다리고 있었는데 한의원을 가야 하는 11시 반에도 전화가 오지 않았더랬다. 그래서 일단 한의원에 가는 버스를 탔는데 마침 딱 오는 전화. 한의원 말고 차라리 병원을 가서 약을 먹으라고 하신다.
내가 가려던 한의원은 작년 소화불량 때 그 어느 곳보다 잘 치료를 해주어서 내가 신뢰를 가지고 있는 곳이었고, 침 한 번 맞으면 좀 나아질 것이라 생각하여 가려던 곳이었는데 어쩔 수 없지. 바로 버스에서 내려 근처 내과를 찾았는데 마침 건강검진도 하는 곳이라 초음파가 가능했다.
선생님이 위치를 보시더니 담낭 쪽인 것 같다며 초음파를 권유하셨다. 뜻하지 않은 복부초음파를 하게 된 나. 다행히 담낭 쪽은 문제가 없는 것 같은데 췌장 쪽 모양이 조금 이상한 것이 췌장염일수도 있으니 피검사까지 하라신다. 그다음 날 임신 여부 확인을 위해 피검사를 해야 하는데 이틀 연속 하게 되었다. 그래도 해야지 뭐... 결과는 그다음 주 월요일에 확인 가능하니 내원하라고 하면서 약을 처방해 주셔서 임신 가능성이 있음을 알렸다.
진료 후에 처방전을 들고 같은 층에 있는 약국에 갔다. 그리고 여기서 좀 황당한 일을 겪게 되는데... 약사 분이 약 중에 하나가 본인 약국엔 없다고 다른 것을 넣으셨단다. 임신가능성이 있어 선생님이 고려해서 처방하신 건데 이건 먹어도 되냐고 하니 나한테 오히려 "이 약 꼭 먹어야 하는 거예요?"하고 묻는다. 아니 내가 의사인가?" 어쨌든 의사 선생님이 처방하신 거니까..."라고 하니 "저희 약국엔 이거 없어요"라고만 반복한다. 뭐지 여기는...? 더 이상 말해도 소용없을 것 같아 그럼 어떤 약이 대체된 것인지만 한 번 더 확인하고 약국을 나왔다.
마침 약 설명을 보니 임산부 금지와 수유부 금지로 표시된 약이 대부분이라 처방전 자체에도 의심이 들어서 일단은 약을 먹지 않고, 그다음 날 난임병원으로 향했다. 병원으로 가기 전 테스트기를 해보니 두 줄. 피검사도 임신 확정. 결과를 듣고 보니 약을 안 먹은 게 천만다행이었다. 그리고 그 약국에 다시 한번 화가 났다.
다행히 약을 먹지 않고도 며칠 지나니 소화불량은 아주 천천히지만 조금씩 나아지기 시작해서 처방받은 약을 그대로 들고 내 췌장의 정상여부를 확인하러 다시 내과로 향했다. 다행히 피검사 결과는 정상. 그리고 지난주에 받은 약봉지를 보여주며 임산부와 수유부 금지인데 먹어도 되냐고 재차 확인했다. 약사가 마음대로 약을 바꿨다는 말과 함께 임신이 확실하다는 말도 덧붙이면서. 대체된 약을 보더니 선생님이 이 약은 먹으면 안 된다고 하시더라. 진짜 아무 생각 없이 약을 먹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지금 생각해도 그 약국은 정말.... 학 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