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에서 봄, 봄에서 겨울까지

시험관, 임신, 그리고 출산까지의 기록 (13)

by 임히엔

@임신 18-19주 차


초기보다 배는 나왔지만 불편함은 덜하다고 생각되는 요즘, 이것이 임신 중기인가 싶다. 여전히 오래 서 있으면 배가 땅기지만 이건 임신 기간 내내 그럴 듯? 이런 나에게 가장 걱정은 회사에서 집으로 돌아가는 사람 많은 전철이기에 요새는 조금 기다리더라도 최대한 사람이 적은 열차를 타려고 한다. 그리고 매일 타다 보니 그나마 사람이 좀 적은 칸 앞에서 기다리는 요령도 생긴 듯하다.


얼마 전 남편은 아빠가 읽어주는 태교동화책을 주문했다. 그전에 아기가 저음인 아빠의 목소리를 더 잘 듣는다고 이야기해서 그런가?(나도 여자치곤 저음인데.... 하핫) 얼핏 동화책 이야기를 해서 지나가는 말로 그런 책은 당근에서 사면되지 않을까 했는데 어느 날 갑자기 택배가 왔고, 책을 보여주면서 그냥 새 책으로 샀다며 뭬용?! 하며 특유의 귀여운 투정을 하는 것이다. 누가 뭐래 하여튼 감성적인 금명이 아부지.


그리하여 남편 퇴근 후에 시간이 될 때마다 배를 쓰다듬으면서 동화를 읽어주는 '아빠의 동화책 시간'이 열리게 되었다. 남편이 산 책은 기존에 우리가 알던 동화책 모음이 아니라 창작동화인 듯했다. 꽤 여러 작품들이 모아져 있었고, 작품들의 길이도 생각보다 길어서 이야기의 길이 자체만 놓고 보면 단편소설의 느낌이랄까?


지금까지 3 작품을 아빠가 읽어줬는데, 생각보다 내용이 꽤 괜찮아서 놀랐다. 이건 어른이 들어도 몰입 가능한 수준! 아무래도 아기를 읽어준다고는 하지만 어쨌든 아직 아기는 뱃속에 있고, 이야기를 직접 듣는 주체는 예비부모라서 그런가. 평소 생각만 하고 책에 손이 잘 가지 않는 게으른 엄마인데 금명이 덕분에 독서도 하고(비록 나는 듣기만 하지만) 아주 긍정적인 효과로다.


주말 언젠가는 아빠만 동화책을 읽어주는 게 좀 그런가 싶어서 결혼 전에 여행한 멜버른에서 샀던 귀여운 동화책을 나도 읽어주었다. 내가 읽어준 건 리얼 아이들 그림 동화책. 5분도 안되어서 후딱 읽을 수 있는 정도의 길이다. 그림이 너무 귀여워서 사 왔는데 내용도 좋아서 태교 동화책으로 딱인 듯. 나중에 금명이 태어나면 직접 읽고 좋아했으면 좋겠다. (그러나 영어라서 어찌 될지....)


18-19주에는 이제 남들 눈에 뜨일 만큼 배도 좀 나오고, 2주 전만 해도 편하게 입던 원피스가 끼기 시작했다. 또, 바로 전주만 해도 크게 느낌이 없었는데 이제는 점심 먹고 난 후에도 가만히 앉아만 있으면 소화가 잘 안 되는 느낌이다. 그전에는 뭔가 몸이 피곤한 느낌이라 점심때 산책 대신 카페에 가서 쉬었는데, 이제는 스스로 10분이라도 걸으려고 하는 중. 필라테스도 다시 시작한 지 2주째인데, 약한 강도이기도 하지만 나름 무리 없이 할 수 있는 것 같다.


어느덧 지난번 진료로부터 3주 정도가 지났는데 아직도 다음 진료까지 2주나 남았다니. 금명이는 잘 크고 있는 거겠지? 엄마 몸무게가 거의 1주에 1kg씩 느는 거 보면 잘 크고 있는 거.. 맞지? 하핫;; 그나저나 다음 진료부터는 매번 소변검사도 한다던데, 이제 조금만 더 지나면 말로만 듣던 임당 검사도 하겠구나. 시간이 빠르지 않은 것 같으면서도 빠른 느낌이다. 금명이와 만나기까지 D-141. 우리 꼭 건강한 모습으로 만나자, 너도 나도!


매거진의 이전글겨울에서 봄, 봄에서 겨울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