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에서 봄, 봄에서 겨울까지

시험관, 임신, 그리고 출산까지의 기록 (15)

by 임히엔

@임신 23-25주 차


배는 중기보다 덜 나왔었지만 입덧(심하진 않았지만)과 갈색혈 비침 등 여러 소소한(?) 걱정거리들로 보냈던 초기와 달리 중기는 꽤 무난하게 지나고 있었다. 그러던 중 24주 차에 업무를 하면서 30분 정도 서서 있을 수밖에 없었는데, 이후 퇴근을 하면서 갑자기 배가 엄청 당기는 것을 느꼈다. 그다음 날에는 출근하는데 약한 생리통 느낌의 복통도 있길래 아침에 산부인과에 전화를 해보니 태동이 보통 때처럼 느껴지고 출혈이 없다면 상황을 지켜보고 혹시라도 증상이 심각해지면 분만과는 24시간 운영하니 그쪽으로 연락을 달라고 하였다.


시간이 좀 지나니 생리통 느낌의 복통은 사라졌는데 점심때가 지나도 배가 유난히 당기는 것은 좀 더 심해졌다. 이런 증상이 생기면 별 거 아니겠거니 해도 임산부의 마음은 불안한 것. 다시 전화를 해서 말씀드리니 진료를 보러 오라고 하셨고, 다행히 5시까지 오면 당일 접수가 가능하다고 하셔서 반반차를 내고 병원으로 향했다.


평일 진료 마무리할 시간이라 그런지 사람들이 거의 없었고, 다행히 거의 바로 원장님 진료를 볼 수 있었다. 원장님께서는 증상을 들으시더니 피비침이 없고 규칙적인 통증이 아니라면 걱정할 사항은 아닌 것 같다고 하셨다. 그리고 내가 30분 정도 업무 때문에 서있은 후로 증상이 생겼다고 하니 "30분 서 있는 게 무리가 되셨...?" 하셨다가 급 무리를 했다고 하면 좀 누워서 쉬라고 하셨다. 누가 봐도 원장님은 T인데 진료를 보시게 되면 산모의 감정까지 케어하셔야 하니 급 F모드로 전환하신 것이 너무나 확연해서 속으로 빵 터졌다. 원장님 이해합니다. 고작 30분 서있었다는 걸로.... 저도 제 체력이 저질인 거 알아요! 하핫


어쨌든 걱정할 사항은 아니라고 하셨지만 초음파로 금명이가 잘 있는지 확인하는 시간을 가졌다. 원래 2주는 더 있어야 볼 수 있었던 금명이었는데, 이렇게 중간에 추가로 보게 되어 반가웠다. 다행히 금명이는 잘 놀고 있었고, 경부 쪽도 문제가 없다고 하셨다. 그리고 또 한 가지 반가웠던 소식은 금명이의 체중이 주수에 맞게 늘었다는 사실이다. 지난번에 왔을 때 6일 정도 늦는다고 하셔서 걱정했는데, 이번에는 주수에 맞다고 하니 다행이었다.


그리고 이때쯤 금명이가 태어날 때를 서서히 준비해야 하지 않을까 하여 나와 남편도 본격적으로 안방을 금명이 zone으로 탈바꿈하기 시작했다. 그 시작은 금명이 침대와 아기 옷장! 신생아용 침대는 몇 개월 쓰지 못한다고 하여 우리도 당근을 하기로 했고, 두 번째 시도만에 예약을 잡았다. 신생아용 침대와 타이니 모빌 등 인기가 많은 아이템은 정말 올라오자마자 금방 예약 중으로 바뀌기 때문에 알람이 뜨자마자 바로 컨택을 해야 한다.


아기 옷장도 이전부터 봐두었던 세트를 주문하였는데 생각보다 빨리 배송이 왔다. 다행히 남편이 쉬는 날 배송이 와서 나는 집에 가보니 마법처럼 쟈쟌 하고 금명이 옷장과 서랍장이 배치되어 있었다. 그리고 주말에 당근해 온 침대도 조립해서 옷장 앞에 배치! 이렇게 해 놓고 나니 나름 꽤 아이를 키우는 집의 안방 같은 느낌이다. 주말엔 옷장 위에도 우리 사진과 몇 가지 아이템을 올려놔 꾸몄다. 남편이 우리 사진이 들어있는 액자가 옷장 위에 있는 걸 보더니 "금명이 태어나면 어차피 사진 바뀔 텐데..." 하고 중얼거렸다. 흥! 그래도 그전까지는 이렇게 해 놓자구!


막상 신생아 침대를 집에 들이고 보니 아직 3개월이 넘게 남았는데 왔다 갔다 할 때마다 괜히 침대를 한 번씩 보다가 가게 된다. 이제 내년이 되면 여기에 금명이가 누워있겠지? 유튜브도 괜히 조리원 퇴소 후 첫 육아를 하는 분들의 영상을 보게 되는 요즘. 과연 우리의 내년은 금명이와 어떤 모습으로 시작하게 될까? 벌써부터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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