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관, 임신, 그리고 출산까지의 기록 (16)
@임신 26-27주 차
26주~27주 차에는 무려 임당 검사(임신성 당뇨 검사)라는 큰 산이 있는 중요한 주였다. 임당 검사가 예정되어 있는 날 2일 전에 약속이 있었고, 그다음 주에는 남편과 소소한 태교여행으로 1박 2일 속초 여행을 예약해 놓은 나. 이 때는 몰랐다. 임당검사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그에 따라 내 계획이 어떤 차질을 맞이하게 될지...
27주 0일이 되는 날 정기 진료에서는 임당 검사와 더불어 입체초음파를 보았다. 병원 오픈 시간에 맞춰 가자마자 직원 분이 주시는 시약을 먹고 시간을 확인 한 다음에 입체 초음파를 먼저 보러 들어갔다. 시약을 먹고 정확히 1시간 후에 채혈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1시간을 그냥 기다리는 것보다 그 사이에 입체초음파를 보고 선생님의 진료를 보면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효율적인 프로세스!?
그렇게 먼저 입체초음파를 보러 들어간 나. 화면이 2 분할되어 왼쪽에는 일반 초음파, 오른쪽에는 일반 초음파를 바탕으로 한 입체초음파가 보인다. 처음엔 금명이 턱 쪽에 탯줄이 지나가서 입 부분이 잘 안보였고, 탯줄이 좀 없어지니까 이번에는 금명이가 자꾸 손으로 입을 가려서 안보였다. 그래서 선생님은 내 배를 툭툭치고 나는 선생님 지시에 따라 한쪽 배를 밀면서 금명이의 입을 보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이번 입체 초음파를 보면서 느낀 건 초음파 선생님은 내 기준 쉽게 이해하자면 포토샵 스킬까지 가지고 계셔야 하는 직업이라는 점이다. 탯줄로 잘 안 보이는 부분을 쓱싹쓱싹 지우시니 금명이 입이 짠 하고 나타났다. 신기하고 대단한 세상. 금명이 얼굴 외에도 양쪽 손가락 발가락이며 척추와 심장까지 이번에도 거의 전신을 다 훑었더니 20여분이 되는 시간이 후딱 지나갔다.
그리고 입체 초음파 말미에 가장 잘 나온 사진으로 베이비매직이라는 서비스를 통해 실제 모습으로 구현된 금명이의 사진도 프린트해 주셨다. 안 그래도 마미톡에 나와있어서 알고 있던 서비스였는데 병원에서 해주다니! 개인적으로 하려면 유료서비스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서비스로 해주시나 보다. 왼쪽에는 입체 초음파 버전, 오른쪽에는 실제 예상 모습으로 되어 있고 마미톡 어플에 들어가면 실제 예상 모습만도 다운로드 받아볼 수 있었다.
너무 신기하고 신이 나서 당장 사진을 찍어 오늘 출장으로 인해 같이 오지 못한 남편에게 가장 먼저 보내보았다. 보내자마자 너무 귀엽다며 바로 답장을 보낸 남편. 아니 진짜 누가 봐도 코는 남편 판박이였다. 나머지는 나와 남편이 적절히 섞인 것 같은 느낌??
그렇게 입체초음파와 베이비매직 사진에 신기해하며 집에 돌아와 임당 끝난 기념(?)으로 샌드위치를 시켜 먹고 초음파 사진 정리를 하고 있었는데... 병원으로부터 문자가 왔다. 정상수치(140 미만) 보다 높게 나왔으니 근시일 내에 재검을 받으라는 것! 나의 수치는 163이었다. 헐.... 나는 무슨 자신감(?)인지 당연히 통과할 것이라 생각했는데 살짝 넘긴 것도 아니고 163이라니... 너무 충격이었다. 어제 저녁 때는 무려 샐러드도 먹었는데!
마침 4일 후에 태교여행으로 속초를 가려고 했었는데, 결국 일찍 출발하지 못하고 그날 아침에 병원에 가서 재검을 받기로 했다. 그리고 그 주말을 내내 임당 재검을 찾아보거나 관련 유튜브 영상을 보는데 할애한 것 같다. 보니까 160-170대가 나왔어도 재검에서는 정상 판정을 받는 경우도 있는 듯하다.
임당 확정이 될 경우 매일 혈당 체크를 하고 기록을 해야 하는데 그것도 번거롭거니와 임신성 당뇨의 경우 잘 관리를 하지 않으면 차후 아이에게까지 문제가 될 수 있다고 한다. 엄마 배속에 있는 동안 과다한 당을 공급받는 아이는 인슐린 분비를 자체적으로 하게 되고, 그러다 출산할 때 갑자기 엄마 몸속에서 떨어져 나오면서 공급받는 당은 끊겼는데 자체적으로 인슐린 분비는 계속하고 있으므로 오히려 저혈당 쇼크가 올 수 있다고... 이제 충분히 경고를 받았고 앞으로 임당이 아니더라도 신경을 쓸 테니 제발 임당 확정만 안되게 해달라고 계속 생각하게 되는 며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