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에서 봄, 봄에서 겨울까지

시험관, 임신, 그리고 출산까지의 기록 (17)

by 임히엔

@임신 27-28주 차 - part 1


속초 태교여행을 가기 전 아침에 임당 재검을 받고 가자는 생각으로 남은 3일 정도라도 계속할 수 있는 선에서 조절을 좀 해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바로 밥도 잡곡밥으로 바꾸고 식사 후 2-30분 정도 걷기 시작했다. 그리고 월-화요일에 출근해서는 점심때 구내식당에 있는 포케 메뉴로 식사를 해보았다. 그런데 문제는 화요일에 생겼다.


월요일에는 치킨포케를 먹고, 화요일에는 별생각 없이 단백질이니까라며 새우포케를 시켰는데 글쎄 새우에 새빨간 양념이 잔뜩 발라져 있는 것이다. 괜찮을까 싶어서 아쉽지만 새우를 빼고 먹으니 먹은 거라곤 거의 풀뿐... 이후 당연히 퇴근 전에 배가 고파졌고 회사 캔틴에서 무가당 콩물 두유를 마셨다. 그리고는 퇴근!


이 날은 마침 언니 생일 전날이라 케이크를 사들고 남편과 친정에 들러서 저녁 식사를 했다. 나의 재검 소식을 듣고 엄마는 두부와 생선 등 단백질 위주의 반찬을 준비해 주셨다. 재검 때문에 맛있는 과일이 잔뜩 올라간 케이크도 거부하고 식사 후 남편과 동네 한 바퀴를 돌고 다시 친정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조금 있다가 부엌에서 엄마와 잠시 이야기를 하는데 갑자기 머리가 핑 돌고 속이 울렁거리는 것이 아닌가? 아무래도 저혈당 증상 같았다.


나는 잠시 누워있고 남편은 당이 좀 들어간 두유라도 사 온다고 급하게 나가고 엄마랑 언니는 마침 집에 있던 포카리를 나에게 마시게 했다. 그리고 두유를 들이켜니 좀 살 것 같았다. 그래 이 날 저녁 말고는 생각해 보면 제대로 먹지 못했지. 굳이 이렇게까지 조절할 생각은 아니었는데... 컨디션이 급 안 좋아져서 얼른 집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그런데 집으로 가는 도중에도 컨디션이 100% 돌아오는 것 같지 않아서 남편과 상의한 끝에 산부인과로 전화 문의를 했다. 내가 다니는 병원은 대학병원은 아니지만 분만실은 24시간 진료로 전화를 받으신다. 상황을 설명하니 일단 와보라고 하셨고, 병원에 가서 다시 말씀을 드리니 수액을 맞고 가라고 하셨다. 결국 남편을 집에 보내고 1시간 정도 수액을 맞고 집으로 돌아왔다.


재검받으려고 했던 바로 전날 밤에 수액을 맞았으니 재검을 미뤄야겠다는 생각에 속초에 가기 전 병원에 전화를 했다. 늦어도 28주에는 재검을 받아야 한다고 하셔서 토요일이나 다음 주 월요일에는 늦어도 재검을 받으러 가기로 하고, 나와 남편은 점심을 먹고 속초로 향했다. 과연 속초 여행에서 먹는 식사들이 나의 마지막 만찬이 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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