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에서 봄, 봄에서 겨울까지

시험관, 임신, 그리고 출산까지의 기록 (18)

by 임히엔

@임신 27-28주 차 - part 2


조절하려다 오히려 컨디션이 안 좋아지는 결과만 낳은 요 며칠. 그래서 속초에서는 단거를 최대한 줄이면서도 먹고 싶은 음식들은 평소대로 먹으려고 했다. 원래 속초에 가기로 했던 이유는 우리가 몇 번 가지는 못했지만 함께 속초 갈 때마다 가는 우리들만의 단골(?) 홍게집을 가기 위해서였기 때문이다. 2인세트가 홍게, 게딱지볶음밥, 홍게라면으로 구성되어 매우 가성비 있는 가격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정말 놓칠 수 없는 곳이다! 그 다음날 호텔 조식도 야무지게 챙겨 먹으니 안 좋았던 컨디션이 살아나는 느낌.


그렇게 컨디션을 좀 회복하고 토요일에 재검을 위하여 병원을 찾았다. 여러 후기들을 보면 푹 자고 가야 결과가 좋다는데 나는 속초에서 1박 했을 때 빼고는 잠을 푹 잘 수는 없었던 것 같다. 이 날도 걱정이 되었는지 아침에 조금 일찍 깬 편이었다.


임당 재검의 경우 8시간 공복 유지를 하고 9시까지 병원에 가서 총 4번 채혈을 해야 한다. 공복에 1번, 시약을 먹고 1시간 후, 2시간 후, 3시간 후 이렇게 총 4번이다. 시약의 양은 첫 번째 검사에 비해 2배 늘었다. 공복 채혈을 먼저 한 후 바로 시약을 주셔서 먹었는데, 약 먹기 너무 힘들었다는 여럿 후기들과는 달리 나는 그렇게 심하게 힘들지는 않았다. 다만 양이 늘어난지라 한 번에 먹기 좀 어려운 정도?


아무튼 총 4번의 채혈을 시간에 맞춰해야 했기 때문에 병원 밖을 나가서는 안된다. 그래서 거의 반나절은 병원 안에 있어야 한다. 나는 9시에 시작해서 12시 10분쯤 마무리가 되었는데 그 사이 한 시간 한 시간 기다리는 시간이 좀 지루했다. 큰 병원이 아니었던지라 걸어 다닐 공간도 그렇게 크지 않았고(그래도 시간 때울 겸 조금씩 걷기는 했지만), 하필 이 날 남편이 근무라 혼자 갔기 때문에 수다수다를 할 사람도 없이 혼자 앉아있었다. 책을 가져가기는 했는데 마음이 심란해서인지 눈에 잘 들어오지도 않았다. 그렇게 기다림 끝에 채혈이 끝났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이제 먹을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분식집에 들러 떡볶이와 꼬마김밥을 먹었다. 이것이 내 올해 마지막 분식이 될지도...?


검사 결과는 주말이라 월요일에 나올 것이라 생각했는데 무려 아침 출근길에 문자가 왔다. 문자에 찍혀있는 수치는 정말 임당 확정인 것이 하나도 아깝지 않은 수치. 공복 혈당만 정상범위이고 나머지는 다 기준 초과였다. 심지어 시약 먹은 이후 두 번은 모두 수치가 200을 넘었다. 문자에는 내과진료를 위한 확인서 발급을 해야 하니 병원에 오라고 적혀있었다. 생각보다 높은 수치에 조금 충격을 받은 나. 바로 인슐린을 맞으라고 하면 어떡하지 걱정하며 그 다음날 병원을 가기 위해 오전 반차를 신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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