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관, 임신, 그리고 출산까지의 기록 (19)
@임신 27-28주 차 - part 3
내가 다니는 산부인과는 대학병원이 아니기 때문에 우선 산부인과에서 진료요청서를 받아 주변 내과를 가야 했다. 예약 없이 오라고 하셔서 9시 오픈 시간에 맞춰 간 산부인과. 원장님께서는 다행히 당화혈색소수치는 정상범위라고 하시면서 잘 관리하면 된다고 격려해 주셨다. 그리고 향한 동네 내과. 인터넷 검색을 했을 때 우리 동네에서 임당 진단을 받은 분들이 꽤 가는 것으로 보여 나도 산부인과 진료를 마치고 필요한 서류들을 받아 내과로 향했다. 다행히 예약은 하지 않아도 되는 것으로 보였다.
내과 접수를 하면서 임당 확정되어 왔다고 하니 간호사 분이 자가혈당측정기로 현재 혈당을 측정하셨다. 85였던가? (기억이 잘 안나네) 아무튼 산부인과 피검사 때 나왔던 93보다 훨씬 낮은 수치였다. 뭔가 살짝 억울한 느낌?그리고 약간의 웨이팅 끝에 진료실로 입장했다.
임당 산모들이 많이 오는지 다행히 선생님은 굉장히 능숙하게 진료를 봐주셨다. 나는 시약을 먹고 잰 수치가 너무 높아서 걱정했는데, 당화혈색소수치가 정상인 범위라서 그런지 정말 별일이 아닌 것처럼 말씀을 하셔서 좀 놀랐다. 내 당화혈색소수치가 5.3%였는데 보통 임산부는 평소보다 낮게 나오는 걸 감안하고서라도 정상인 범위라고 하셨다. 그래서 그런지 원래는 주 4회(공복, 아침 후, 점심 후, 저녁 후) 채혈을 해서 자가혈당 체크를 해야 하는데, 나는 공복 혈당은 정상이나 주 2-3회 정도만 하고 매일 채혈하는 것도 손가락 아프니 최소 1-2회 정도만 체크하라고 하셨다.
그... 그래도 되나? 싶으면서도 별일 아닌 것처럼 말씀하시는 모습에 안심이 되기도 했다. 내가 너무 걱정했던 거였나...? 그리고 출산 후에 당뇨가 이어질지에 대해서도 여쭤보았는데 가족력이 있는지 물어보시더니 비만도 아니고 가족력이 없다면 본인 경험상 거의 그렇게 되지 않는다고 안심시켜 주셨다. 마지막으로 1달 후에 혈당 체크한 수첩을 들고 다시 방문하라고 하시면서 진료가 마무리되었다.
다음으로 나와 남편은 자가혈당체크 기계를 구매하기 위해 약국으로 향했다. 다행히 정부지원이 되는 터라 모든 세트를 약 3만 원가량의 금액으로 구입할 수 있었다. 생전 처음 듣고 보는 자가혈당체크 기계와 부속품들이었는데 기계뿐 아니라 검사에 필요한 여러 가지 부속품들도 필요했다. 기계에 꽂을 검사지와 침, 그리고 알코올 스왑까지. 이걸 앞으로 내가 스스로 약 3달 정도 동안 해야 한단 말이지...? 과연 잘할 수 있을까?
이 날은 오전 반차를 썼기 때문에 오후에는 회사로 가야 했다. 병원에서 기계로 검사하는 방법을 설명 듣고 남편과 바바이. 내가 화장실을 갈 동안 남편이 자상하게 회사에 가져갈 수 있을 정도의 패키지 구성(?)을 해주었다. 걱정했는데 내 작은 가방에 쏙! 나머지 부속품들은 남편이 집으로 가져가기로 하고 회사로 향했다. 이 날은 마침 회사 분들과 외부에서 점심을 먹기로 한 날. 점심을 먹고 처음으로 혈당을 측정해 봐야겠군 생각하며 회사로 향했다.
이 날의 메뉴는 양고기 스테이크와 후무스. 감사하게도 나를 위해 샐러드를 추가해 주셨고, 원래대로라면 피타에 후무스를 듬뿍 발라 먹었어야 했는데 피타는 손대지 않았다. 그리고 회사로 돌아와서 2시간 후 혈당을 재려고 하는데... 계속해서 에러가 뜨는 거다! 손가락을 한 네 번은 찌른 것 같았는데 할 때마다 에러가 나서 일단 포기. 그래, 저녁 먹고부터 하지 뭐! 이렇게 나의 임당 산모 혈당 관리 프로젝트(?)가 시작되려고 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