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관, 임신, 그리고 출산까지의 기록 (22)
@임신 30-32주 차
어느덧 매일 식단에 신경 쓰고 혈당 조절을 하는 것에도 익숙해진 듯하다. 생각해 보면 임당 확정을 받고 신경을 쓰는 것이 꼭 안타까운 일은 아닌 것 같다. 물론 귀찮긴 하지만...? 식단 조절을 하고 식사 후 최소 10-20분은 걸으며 생각을 하다 보니 평소 내 식습관이 썩 좋지만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처음 임당 재검사 이야기를 듣고 확정까지 되었을 때는 마냥 억울하기만 했는데, 돌이켜보면 나는 식사를 할 때 밥부터 입에 가져가는 사람이었고 반찬보다 밥을 더 많이 먹는 사람이다. 그리고 야채를 거의 먹지 않고 고기 위주로 식사를 하는 사람이며, 밀가루 음식을 너무나 좋아한다. (떡볶이, 수제비, 각종 면류 등등) 더구나 임신하고 나서 남편 생일 즈음이 임당검사 하기 약 한 달 정도 전이었는데 과일 선물이 많이 들어와서 한동안 과일도 열심히 먹었더랬다.
이렇게 스스로를 돌아보니 내가 임당에 당첨된 것이 썩 놀랍지만은 않았다. 물론 주변에서는 여전히 놀랐지만... (본인은 빵도 좋아하고 더 단것도 좋아하는데 안 걸렸다며...) 역시나 꼭 식습관의 문제는 아닐 수 있겠지만 "이 참에 식습관 교정하면 좋지 뭐" 하는 생각으로 열심히 식단을 챙기고 있는 요즘.
30주 시작과 동시에 찾은 산부인과에서는 백일해 주사를 맞고 출산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자연분만과 제왕절개 케이스를 나눠서 설명 듣고, 무엇을 챙겨야 하는지 병원에서는 어떤 물품까지 챙겨주시는지 꼼꼼하게 점검해 주셨다. 이러한 설명을 들으니 점점 출산일이 다가오는구나 새삼 다시 느껴진다. 그리고 30주 차부터는 병원에 2주에 한 번씩 가야 하므로 휴직 전에 한 번 더 병원 진료를 봐야 한다.
32주 차 때는 마침 독감시즌이라 독감 예방접종도 클리어! 지난번 백일해 때와 같은 간호사 분이 주사를 놔주셨는데, 그때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내 팔뚝을 보시더니 아기 어떻게 키우냐고 걱정하셨다. 하하 팔뚝이 얇으면 주사가 더 아프다며 본인 탓이 아니라는 농담도 하시며... "안 그래도 제가 팔힘이 제일 없어요 간호사님. 필라테스할 때도 상체와 팔운동이 제일 힘들답니다." 속으로 생각하며 주사를 맞았는데 생각보다 아프진 않았다. 백일해 때는 맞고 한 2일 정도 주사 맞은 부위가 뻐근하고, 그쪽이 눌리면 좀 통증이 있었는데 독감주사는 그렇지 않았다. 대신 맞은 날 저녁때가 되니 조금 뻐근함이 느껴졌는데, 다른 증상은 있지 않고 잘 넘어가서 다행이었다.
이 날은 마침 태동검사도 함께 진행했다. 검사실에는 편안한 의자가 마련되어 그 의자에 앉아 배에 장치(?)를 부착하고 아기가 움직이면 손에 쥐어주신 버튼을 누르라고 하셨다. 그런데 분명히 아침도 챙겨 먹고 나왔는데 금명이가 미동도 없다. 아주 그냥 자기 전에는 활발하게 움직이면서! 안 되겠다 생각하셨는지 선생님이 이온음료 500ml를 손에 쥐어주시며 마시라고 하셨다. 내가 임당이라 설탕 들어간 건 줄 수 없다고 하시며...
이온음료도 계속해서 홀짝이고 선생님이 내 배를 오른쪽 왼쪽으로 격하게(?) 흔들며 금명이를 깨우기도 하셨다. 그러다 왼쪽으로 돌아 앉아보라고 하시기까지... 이런 여러 가지 노력 끝에 금명이가 여러 번 움직이기 시작했다. 남편이 내가 앉아 있던 의자 바로 앞에 나를 바라보며 앉아있었는데, 어쩔 때는 금명이의 움직임에 따라 내 배도 꿀렁거리는 것이 보여 놀라워했다. 필수 안내라며 제대혈에 대한 설명도 해주셨고 이렇게 20분이 넘는 시간 동안의 태동검사가 끝나고 진료를 보았다.
다행히 금명이 태동검사는 문제가 없고, 주수보다 좀 작은 편이지만 이 정도는 정상 범위라고 하셨다. 단, 내 체중이 늘지 않고 오히려 줄어서 이러면 안 된다고 걱정스럽게 말씀하셨다. 아무래도 식단 조절을 하다 보니 의도한 것이 아닌데 다이어트(?)가 되었나 보다. 임당이다 보니 이것저것 많이 먹으라고는 못하시고 하루 세끼 챙겨 먹는 중간중간에 간식으로 공복 없이 잘 챙겨 먹으라고 하셨다. 그러고 보니 임당 확정 전까지는 꾸준히 몸무게가 늘었던 것 같은데 임당 이후로 제자리걸음인 것 같은 느낌이다. 어떻게 해야 혈당도 안 튀고 체중도 늘릴 수 있을지 걱정이네. 살이 찌는 것도 걱정이지만 안 찌는 것도 걱정이구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