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관, 임신, 그리고 출산까지의 기록 (24)
@임신 34-35주 차
휴직 이후 보낸 첫 일주일이 쏜살같이 지나가고 어느덧 휴직 2주 차. 벌써 회사를 가지 않는 일상이 조금은 익숙해진 듯하다. 사실 여러 번 느끼는데 회사를 나가지 않고도 월급은 나오고, 금명이를 기다리며 사부작 사부작 해야 하는 일을 하고 지인들과 만나는 현재가 내 인생에 있어 가장 평화로운 한 때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나에게 이런 시간을 선물해 준 금명이에게 고마움을 전하며...
34주 차에는 다시 금명이를 보러 병원에 갔고, 막달 검사 중 일부를 진행하였다. 심전도 검사를 하고 혈액 검사를 하고, 엑스레이는 담당자분이 안 계셔서 다음으로! 금명이는 건강하게 잘 있는 듯하였으나 주차보다 약 2주 정도 늦는다고 하였다. 어느 정도까지가 정상 범위인지 여쭤보니 딱 2주 정도까지라고 하셨다. 내가 체구가 작기 때문에 완전히 이상한 일은 아니고, 막달로 갈수록 그 차이가 벌어지는 것은 흔히 있는 일이라고 하셔서 조금 안심이 되었지만 조금 더 따라잡았으면 하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었다.
이 때는 유난히 약속이 많았는데, 그럴 것이 엄마의 생신과 아버님 생신이 한 주에 있었기 때문이다. 양가를 오가며 생신 식사를 하고 평일의 마지막 주에는 나의 친한 첫 직장 동료들과의 만남을 위해 오랜만에 핫한 시내(?)인 성수로 향했다. 이 날 만난 분들 중 두 분의 회사가 성수에 있었기 때문이다. 임당인 나를 배려하여 식당을 골라주시고 간식거리를 사 와 패밀리데이로 거의 빈 오피스 라운지에서 시간을 보냈다. 이 날의 점심은 흡사 다이어트 중의 치팅데이처럼 혈당은 포기하고 디저트를 흡입했다. 유명하다는 도넛과 에그타르트까지. 속세의 맛이란 너무도 달콤하다. 하핫
이 날 외출을 해보니 장시간 밖에 있었던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꽤나 피곤이 몰려왔다. 참으로 적절한 시기에 휴직을 했구나 싶다. 연차가 없었다면 행사가 많았던 이번 주까지 회사를 나갔어야 했는데 그랬다면 매일매일 이른 시간에 기절했을 것 같다. 이제는 화장실도 자주 가고 싶어서 30분 이상 전철에 잡혀 있는 것이 조금은 부담이 되기도 한다. 회사까지는 1시간 남짓 걸리는데 아마 계속 나가고 있는 중이었으면 항상 출퇴근길이 화장실 때문에 조급했을 듯(?)하다.
한편, 11월에는 유난히 가족들의 생일이 많은데 그중 내 생일도 한몫을 한다. 금명이가 11월이 아닌 12월 출생 예정인 것이 얼마나 다행인가?! 생각하며 35주 차에는 가족분들의 정성을 듬뿍 받았다. 이 주에는 첫 직장에서 같이 친하게 지냈으나 아쉽게 성수에는 오지 못했던 막내동료가 우리 동네에 찾아와서 오랜만에 브런치도 즐겼다. 아기들 문화센터 때문에 오래 있지는 못했지만 오랜만에 짧고 굵게 엄청 수다를 떨어서 배부르게 먹은 브런치가 금방 소화가 되는 것 같았고, 큰 활력을 얻었다. 이래서 사람이 말을 많이 하면 소화가 금방 되는구나를 다시 한번 느낀?!
이렇게 여러 약속들로 어느새 휴직 후 3주가 휙 지나가 버리고 11월의 마지막 주를 남겨놓고 있었다. 어느덧 금명이를 만날 예정일이 30일을 넘어 20 일대로 내려갔고, 그 사이 준비해야 하는 몇 가지 사항들(산후건강관리서비스 신청, 서비스 업체 선정 등)도 조금씩 완료해 나갔다. 날은 이제 제법 쌀쌀해져서 필라테스를 갈 때에는 기모레깅스를 입게 되었고, 새로 주문한 내 취향의 겨울점퍼를 입어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초겨울의 날씨가 되었다. 이제 정말 금명이를 만날 날이 한 달도 안 남았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