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관, 임신, 그리고 출산까지의 기록 (25)
@임신 36주 차
나의 임신 주차는 토요일부터 시작되는데 36주 차의 시작이 된 주말에는 양일 모두 일정이 있었다. 토요일에는 결혼식, 일요일에는 친구네 집들이! 토요일 결혼식의 경우 물론 축하의 의미도 있지만 임당 진단 이후 뷔페 외식이 꽤나 반가웠으므로 발걸음이 더욱 가벼웠다. 물론 임신 & 임당 중이라 임신 전에 즐겨 먹었던 회와 육회 등 여러 음식들에는 가까이 가지 못했으나 샐러드부터 고기, 탄수화물까지 나의 속도와 순서에 따라 유연하게 먹을 수 있다는 것이 뷔페의 큰 장점! 특히나 이 날 간 결혼식은 스테이크도 즉석에서 만들어주셨고, 샐러드 종류도 다양해서 너무 좋았다. 물론 맛은 기본이고!
그다음 날인 일요일에는 점심시간에 맞춰 남편과 친구 집으로 향했다. 친구 집은 차로 우리 집에서 약 40여분 거리. 가기 전에 최근 동네에 생긴 유명한 생식빵 집에서 식빵과 그에 어울리는 잼을 선물로 사갔다. 11시 오픈이었고 나는 5분 정도 늦었는데 어느새 줄이 꽤나 늘어서 있었다. 다행히 바로바로 테이크아웃을 하는 가게라 금방 줄이 줄어들었다. 도대체 얼마나 맛있길래 오픈하고 계속해서 이렇게 줄이 늘어서 있는 걸까?
친구 집에서는 요새 나의 임당 식단에서 단백질을 담당하고 있는 돈가스를 점심으로 먹었다. 돈가스도 튀김가루를 입혀서 튀기는 요리인데 이상하게 수치가 안정적이다. 그래서 요새 자주 먹고 있는 메뉴 중 하나. 이 날은 모밀까지 시켜서 정말 배부르게 먹었고, 외출이다 보니 혈당 체크는 또다시(?) 패스하기로 하고 과일까지 아주 야무지게 먹어버렸다. 그리고 아까 산 생식빵도 조금 맛보았는데 확실히 쫄깃하니 다른 일반 식빵들과는 좀 다른 듯했다. 잼도 맛있다고 했는데 아무리 혈당 체크 패스를 한다 하더라도 양심상 잼은 발라먹지 않았다는 거? 출산을 하고 내년에 기회가 된다면 작은 사이즈로 한 번 더 사 먹어 봐야겠다. 이렇게 출산 후 먹을 디저트 목록에 하나가 추가되는군? (참고로 리스트 최상단에는 앙버터호두과자가 자리하고 있다.)
이 날 방문한 친구는 작년 봄에 딸을 출산했다. 벌써 예쁜 딸이 20개월 정도가 되어서 이리저리 돌아다니고 엄마아빠 말도 곧잘 알아듣는다. 그 모습을 보니 나는 언제 낳아서 언제 저렇게 키우나 싶다. 우리는 대학교 친구인데 아웃사이더인 내가 연락하는 유일한 대학친구다. 신기하게 결혼도 1년 정도, 출산도 해로 따지면 1년 정도의 차이로 내가 따라가고 있다. 이 날 친구는 트롤리부터 아기 의류, 장난감, 범보의자 등등 육아용품들을 한가득 나눔 해 주었다. 심지어 트롤리는 우리가 보면서 유용할 것 같다고 하니 그 자리에서 안의 물품들을 치우고 나눔 해줄 정도! 덕분에 옷장 한가득 모자와 바디슈트가 쌓이고, 금명이는 태어나기도 전에 40개가 넘는 양말을 가진 양말 부자가 되었다!!
36주 차 중반에는 11월 들어 한 번 더 병원을 찾았다. 이제는 능숙하게 접수대기표를 뽑자마자 체중과 혈압을 체크한 후 접수대로 향한다. 다행히 2주 전보다 몸무게가 늘었다. 소변 검사를 한 뒤 조금 기다리니 드디어 금명이와 다시 만날 시간. 금명이는 2주 사이에 500g이 넘게 몸무게가 느는 기염을 토했다. 만세! 그동안 돈가스를 많이 먹은 게 도움이 되었나? 역시 단백질인가?? 오늘도 눈코입 선명하게 보여주는 금명이를 보며 미소 짓고, 막달 검사 중 균검사도 진행했다.
지난주에 막달 검사 중 일부를 진행했는데 B형 간염 주사를 출산 후 금명이와 함께 맞아야 한다는 것 외에 다른 이상은 없다고 하셨다. 그리고 정말 막달이구나 느낀 것이 이제 진통이 어떻게 왔을 때 병원에 가야 하는지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해주셨다. 그렇지... 이제 언제 진통이 오고 금명이가 나와도 이상한 시기가 아니다. 그런데 아직도 나는 실감이 나지 않는다. 뱃속에서 꼬물거리고 어떤 때는 딸꾹질도 하고 또 어떤 때는 펑펑 차대는 이 조그마한 녀석이 조금 있으면 나와 같은 하늘 아래 있게 되다니. 그리고 출산의 고통을 겪어보지 못한 사람으로서 그 고통이 어떨지 정말 가늠도 안되기에 더욱 실감이 나지 않는 듯하다.
주변에 출산한 지인들과 가족들을 보면 이제는 아무렇지 않게 이야기하는 것 같은데 사실은 정말 힘들지 않았을까? 나도 출산하고 시간이 지나면 그렇게 이야기할 수 있을까? 겪어보지 않아 예측이 되지 않기에 아직 아무 생각도 없고 실감도 나지 않는 예비엄마다. 남편은 설렘도 크지만 걱정도 큰 것 같은데 나는 오히려 경험이 없기에 걱정보다는 아무 생각이 들지 않는 것 같다. 그저 지금까지 건강하게 커준 금명이에게 고맙고 현재 너무나 평화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기에 더 그런 것일까?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