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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히엔 Oct 24. 2023

독립서적일기

내가 읽은 독립서적 감상문

일기장처럼 기록하는, 내가 읽은 독립서적 감상문


어쩌다, 상해 - 글그림 김래이




망원역 근처에 위치한 여행책 전문 독립서점인 '여행마을'에 들렀다가 데리고 온 어쩌다, 상해. 중국 하면 떠오르는 색인 붉은색의 건물 그림 속 귀여운 폰트의 타이틀이 눈에 띄어 샘플 책을 열어보니 마치 그림일기처럼 상해에서 매일매일 먹은 음식 기록이 나를 반겼다. 그러고 보니 표지 상단에는 "먹다가 끝나는 그림일기"라는 부제가 붙어있다. 부제에 걸맞게 연필 혹은 펜으로 스윽 스윽 그리신 것 같은 아기자기한 음식 위주의 상해 한달살이 기록. 집으로 가지고 와서 한 장 한 장 귀여운 책을 살펴보기 시작했다.


나에게 있어서 중국은 뭔가 중국어를 잘하지 못하면 여행하기 어려울 듯한 이미지가 있다. 그래서 그런지 태어나서 한 번도 중국을 가본 적도, 가려고 생각했던 적도 없었다. 하지만 가까운 나라인만큼 이미 우리나라에 많은 것들이 소개되어 있으므로 나도 딱 그 정도만 중국에 대해 알고 있었던 것 같다. 음식으로 따지면 짜장면, 탕수육. 이 정도? 아, 그리고 언젠가부터는 미세먼지까지. 상해는 좀 더 도시적인 이미지가 강하긴 했지만 그래도 아직까지 시도하기에 조금은 망설여지는 곳이었달까.


하지만 이 책을 보고 나니 상해도 한 번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은근히 들었다. 아마도 단순히 며칠 여행을 갔다 온 기록이 아니고 한 달이 조금 넘는 시간 동안 상해에 머물면서 먹고 보고 느낀 점을 기록한 책이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아마도 많은 분들이 여행을 갈 때 종종 짧은 기간에 아쉬워하며 '마치 우리 동네에서 주말을 보내는 것처럼 이곳에 여유롭게 있고 싶다'는 생각을 하곤 할 것이다. 이 글을 쓰신 분은 일을 하러 가신 것이기 때문에 항상 여유롭지는 않으셨겠지만 어쨌든 이 책에서는 '우리 동네에서 주말을 보내는 느낌'이 느껴졌다. 이 점이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이 아닐까 싶다. 내가 갖고 있는 이미지를 보여주는 음식들도(딤섬 등) 보여주지만 야외 테라스에서 즐기는 브런치나 프렌치 레스토랑과 같이, 또 다른 느낌의 상해 식당들도 간접경험을 해 볼 수 있다.


무엇보다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은 바로 귀여운 그림일기! 스윽 스윽 그린 것 같지만 굉장히 꼼꼼하게 그리셨다는 생각이 든다. 게다가 귀엽기까지! 그리고 일이 바쁜 와중에 매일매일 그림일기로 기록했다는 것 자체가 정말 웬만한 부지런함 아니고서는 가능한 일이 아니지 않을까? 또, 신기하게도 친근한 그림일기와 함께 책장을 넘기다 보면 왜인지 나까지 이미 상해에 다녀온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앞으로 나도 여행을 가게 되면 이렇게 나만의 방식으로 매일매일 하루의 하이라이트를 기록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몇 달 뒤에 갔던 멜버른 여행에서 나도 간단하게나마 나만의 그림일기를 그려보았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나에게 매우 고마운 책이 아닐 수 없다!



* 어떠한 광고나 협찬(?)은 전혀 없이 순전히 저의 취향으로 구매한 책에 대한 감상문임을 밝힙니다 *


혹시라도 구매하고 싶으신 분들은: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001984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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