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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히엔 Nov 08. 2023

멜버른 서점 투어, 일기를 곁들인

Day 2 )  2023년 8월 30일 part 2

2023년 8월 30일 수요일
오늘의 일기 part 2 - Day 2 그림기록 (1)
South Melbourne Market

멜버른에서의 둘째 날. 창밖을 힐끔 보니 오늘도 흐린 날씨다. 생각보다 쌀쌀한 날씨에 당황했던 어제를 기억하며 오늘은 숏코트에 목도리까지 두르고 길을 나섰다. 오늘의 첫 일정은 사우스멜버른마켓. 이곳은 무료트램존 밖에 위치한 곳이라 트램정류장에서 마이키카드를 샀다. 마이키카드는 정류장에 있는 판매기를 통해 구매할 수 있고 너무나 직관적이라 화면을 보면서 어렵지 않게 구매하고 충전할 수 있었다.


트램에서 내려 사람들을 따라가니 food hall이라는 표지판과 함께 사우스멜버른마켓이 모습을 드러냈다. 아침 첫 코스라 아직 식사를 하지 않았던 나이기에 처음부터 푸드코트가 나타난 것에 신난 나. 그전에 이곳에 가면 무엇을 먹을지 사실 몇 군데 찾아봐놓기는 했었는데 막상 와보니 어디가 어딘지 모르겠다. 워낙 가게들도 많고 사람들도 많아서 나는 알아봤던 곳들을 찾아가기보다는 그냥 있는 그대로 둘러보고 마음 가는 곳에서 아침을 먹기로 했다. 


그런 내 눈에 띈 해산물 가게들은 단연코 마켓을 찾는 손님들이 가장 많이 몰려있는 곳이기도 했다. 어제까지 소화불량에 시달리던 나였기에 해산물을 먹어도 될지 엄청 고민이 되었다. 사실 그래서 내가 찾아놓았던 마켓 내의 식당들은 전부 따뜻한 국물이 있는 메뉴였는데 눈앞의 크랩과 새우들을 보니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언제 또 올지 모르는데, '천천히 잘 씹어가며 먹으면 괜찮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새우 한 접시를 사서 뒤편의 작은 테이블에서 서서 먹기 시작했다. 테이블에는 나와 같은 사람들이 잘 먹고 갈 수 있도록 핫소스와 간장소스 등 다양한 소스들이 구비되어 있었다. 떨리는 마음으로 하나씩 새우를 입에 가져가기 시작했다. 탱글탱글하고 신선함이 가득 느껴지는 새우. 음? 괜찮은데? 내 위에도 괜찮은 것 같은데?? 시간이 지나도 소화불량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다른 이들에게는 특별하지 않은 새우 6개일 수 있겠지만 나에게는 여행의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소화불량이 여행 하루 만에 엄청나게 나았다는 것을 알려주었던 매우 소중한 새우였다. 역시 여행은 나에게 있어 마치 만병통치약 같다. 멜버른 만세!



만족스럽게 배를 살짝 채우고 다시 마켓을 열심히 둘러보기 시작했다. 맛있는 해산물과 음식들 외에도 마켓에는 매우 다양한 것들이 있었다. 매우 매우 친절하셨던 할아버지가 운영하시던 화장품 가게도 있었는데, 이곳에서 귀여운 Bath Bomb 도 구매를 하고, 2개에 3호주달러 하는 아보카드를 비롯한 다양한 과일들이 있는 과일 섹션도 지나가면서 저렴한 아보카도 물가에 감탄하기도 했다. 향기로운 꽃들을 지나기도 하고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족욕을 하고 있는 분의 모습을 보며 '족욕을 잠시 하고 가야 하나'하는 충동도 들었었다.


이후에 또 하나의 유명한 마켓인 퀸빅토리아 마켓도 갔었지만 개인적으로는 사우스멜버른마켓이 더 마음에 들어서 심각하게 한 번 더 가야 하나 여행 말미에 고민도 했었다. 멜버른을 찾는 분이 계시다면, 멜버른에서 마켓을 가고자 하는 분들이 계시다면 적극 추천하는 곳이다! 멜버른의 맛있는 해산물부터 예상을 뛰어넘는 물품과 서비스들, 멜버른 사람들의 친절함까지 모두 느낄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Market Lane Coffee

멜버른은 커피로 매우 유명한 도시이다. 그 중 사우스멜버른마켓에서 바로 길만 건너면 멜버른 3대 커피 중 한 곳이라 불리는 마켓레인 커피가 아담하게 자리 잡고 있다. 이곳은 커피도 유명하지만 에코백으로도 유명한 곳이다. 일명 커알못이지만 에코백은 좋아하는 1인이기에 코벤트리 서점을 가기 전 카페에 들렀다. 분기별로 에코백의 색상이 바뀐다고 하는데 내가 갔을 때는 남색과 진한 황토색 색상의 에코백이 걸려있었다. 빠르게 친구에게도 구매의향을 확인하고 진한 황토색 색상의 에코백 두 개를 구매했다. 꽤 큰 크기의 에코백은 매우 탄탄한 재질을 자랑했다. 30 호주달러로 내 기준에서는 약간 높은 금액의 에코백이었지만 내부에는 지퍼가 달려있는 수납포켓까지 달려있어 꽤나 만족스러운 에코백이었다.



마켓레인 사우스멜버른마켓 지점은 한 두 명 정도만 앉을 수 있는 공간이 있을 정도로 아담한 사이즈의 카페로, 앉아서 마시기보다는 대부분 테이크아웃을 하는 곳이 아닐까 싶다. 내가 들어갔을 때에는 한 여자분이 혼자 앉아서 커피를 마시고 있다가, 친절하게도 본인은 다 마셨다며 나에게 자리를 양보해 주었다. 이렇듯 친절한 멜버른 사람들! 커피 맛을 전혀 모르는 나는 커피 대신 Cascara Tea라고 하는 차를 주문했다. 스파이더맨의 MJ역을 맡은 배우와 매우 흡사한 느낌의 점원 분이 친절하게 주문을 받아주었고, 잠시 후 내 앞에 놓인 Cascara Tea. Cascara는 스페인어로 skin 혹은 peel이라는 의미이다. 커피체리라는 과일의 스킨을 가지고 만든 독특한 차라고 한다. 커피체리로 만든 거라 그런지 언뜻 보면 커피와 닮아있지만 좀 더 상큼한 느낌이랄까, 커피의 씁쓸함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나중에 찾아보니 소화촉진에도 도움이 되는 차라고 하니 당시의 나에게는 매우 훌륭한 선택이었던 것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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