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와의 교감이 그리워
임신 사실을 알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입덧을 시작했다.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먹고 토하고 자고 먹고 토하고 자고의 반복이었다. 이렇게 힘들어하던 나에게 사람들은 "그래도 뱃속에 있을 때가 제일 편해"라고 위로를 해 주곤 하였다. 그 당시에는 몸이 너무 힘들기 때문에 그런 사람들의 말에 공감이 가질 않았다. 당장 너무 힘들어서 죽을 것 같은데 이게 제일 쉬운 거라고 하니 가끔은 서운하기까지 했다. 그저 이 고통의 시간이 빨리 지나가고 아기가 나오길 바랄 뿐이었다.
하지만 출산을 하고 신생아를 키워보니 사람들이 왜 그런 말을 하는지 알 것 같다. 이제 갓 1주일밖에 되지 않았는데도 육아는 매일매일이 새로움의 연속이다. 아기를 안는 방법에서부터 모유수유, 유축, 트림시키기, 기저귀 갈기, 목욕시키기 등등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것을 배워야 한다. 이제 조금 적응하려고 하면 또 하나의 허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어서 모든 것이 새롭기만 하다. 내 몸을 잘 챙기는 것이 아기를 위한 것이었던 임신 기간 때가 어쩌면 제일 쉬운 것이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임신했을 때로 돌아가고 싶냐고 물으면 당연히 '아니'라고 대답하겠지만 나는 다른 의미에서 뱃속에 있었던 아기가 그리울 때가 있다.
임신 중기 때부터는 태동이 느껴지는데 그때부터 정말 생명이 내 뱃속에 살아 숨 쉬고 있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다. 아기와 내가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 아기가 뱃속에서 잘 지내고 있다는 안도감이 있었다. 만삭에 다가올수록 태동의 세기가 세지고 점점 태동이 아파올 때도 있었지만 그마저도 태어날 아기를 상상하며 기대와 설렘이 있었다. 그런 엄마와 아기와의 교감이 있다가 이제 아기가 세상 밖으로 나오니 조금은 아쉬운 마음이 든다. 온전히 아기에게 필요한 것을 챙겨줘야 하는데 도통 왜 우는지 알 길이 없으니 답답하기만 하다. 무엇을 해줘도 진정이 되지 않을 때에는 내가 나쁜 엄마가 된 기분이 들기까지 한다. 그래서 아기와 내가 연결되어 있다는 그 기분이, 내가 아기를 잘 품고 있다는 안정감이 그리울 때가 있다.
이제 사람들은 '그래도 잠만 자는 신생아 때가 편하다'는 말로 나를 위로해주고 있다. 몸이 회복되지 않았는데 신생아 육아에 뛰어들어 잠도 못 자고, 3시간마다 모유수유며 유축이며 너무 힘든 나에게 지금이 또 제일 편하다고 한다면 얼마나 무시무시한 일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지 가늠이 되지 않을 정도다.
아기가 세상 밖으로 나온 만큼 이제는 아기와 새롭게 교감하는 방법을 배워나가야 할 것이다. 너무 힘들지만 아기가 웃어주면 하루의 피로가 싹 풀리는 것처럼 하나하나 배워가고 적응해나가다 보면 뱃속에 있었을 때처럼 아기와 내가 연결되어 있다는 기분이, 아기가 커가는 설렘과 기쁨들이 함께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