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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준호 Nov 07. 2018

[청설] 리뷰 - 따스함, 순수함, 맑음

재개봉작 -  聽說, 2009


*이 리뷰는 <브런치 무비 패스>가 제공한 시사회 관람 후 작성되었습니다.


추레한 티셔츠에 슬리퍼, 요리 배달부 티엔커는 첫눈에 사랑에 빠졌나 보다. 앞으로 직진만 하실 이분은 언제 수화를 배웠는지 청각장애로 인해 수화로 대화를 하는 양양과 샤오펑의 말을 알아듣는다. 음식 배달을 하며 알게 된 그녀. 죽자 사자 쫓아다닌다. 수영선수 언니의 성공을 진심으로 바라며 뒷바라지하는 동생 양양은 아르바이트하니라 항시 바쁘다. 부모님 가게 배달일을 하며 용돈이 풍족한 티엔커는 양양과 말을 나누고 싶고 먹을 것도 사주고 싶어 안달이 났다. 바쁜 양양을 졸졸 따라다니며 해맑은 얼굴로 그녀의 눈에 들려고 애를 쓴다. 그늘이라고는 단 한점도 없는 순수한 티엔커가 양양도 싫지는 않다. 일 끝나고 같이 걷고 같이 밥도 먹는다.


하지만 쉬운 사랑이 어디 있으랴? 동전이 그들의 사이를 벌려 놓는다. 동전이 자존심을 자존심이 마음에 상처를 준다. 엎친데 덮친 격 양양에게는 더 큰 불행이 찾아오니, 티엔커는 영영 그녀를 못 볼 위기에 처한다. 마음은 향해도 몸은 선뜻 따라가지 못한다. 사랑하면 가혹해지라는 듯 양양은 티엔커에게 매정하게 굴고 서로를 살뜰히 챙기던 양양과 언니 샤오펑의 사이에도 금이 가기 시작한다. 샤오펑이 양양을 사랑한 만큼 아픈 말들을 쏟아낸다.


결론은 해피앤딩. 이렇게도 티 없이 맑은 영혼에 어찌 비극을 덧씌우랴. 2009년 개봉한 대만 영화로 이번에 재개봉한다. 대만 로맨스 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을 좋아하신 관객분들이라면 "청설"도 보고 나서 흐뭇한 마음이 드실 거다. 예쁜 소년과 소녀의 사랑이야기 전주곡인 마냥 주인공 양양의 집에 티엔커가 처음 방문한 날 옆집에서 "말할 수 없는 비밀"의 피아노 주제곡이 들려온다. 영화 초반 부에는 남자 배우의 연기가 오버액션이라 너무 유치한 로맨스 아닐까 싶었는데 보면 볼수록 유치함이 아닌 순수함으로 보인다. 복잡한 세상살이에 생각도 복잡해지고 사랑마저 복잡해지는 오늘 내 마음아 순수해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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